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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346012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4-12-0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4
봄(春)
봄(春) 14
초록의 돌림 노래 16
껍데기는 가라 21
오늘 25
춘수(春愁) 29
이제는 33
물 바라기 38
고봉으로 핀 이팝꽃 40
시인의 언덕 43
가장 아름다운 꽃 48
그리운 수다 53
개와 늑대의 시간 59
어떤 놈 64
화장을 지우고 68
말(言) 무지개 73
여름(夏)
여름(夏) 80
물 발자국의 환(還) 82
서른일곱 번 87
갓밝이 91
별거 아니다 95
두 여자 99
짝꿍 103
평화의 성(城) 107
마루에 앉아 110
단골 115
바람을 꿈꾸다 119
두모악에 잠든 바람 123
그리운 섬 128
겨레붙이 132
부처를 닮은 집사 137
가을(秋)
가을(秋) 144
흙에 발부리고 146
엉망진창 149
귀족의 색 155
사라지는 시간 160
시간 여행 164
Happy와 marry 174
수저의 변(辨) 177
그해 어느 여름날 180
장소의 기억 185
쓰레기 섬 191
센 놈 196
닮아가는 중 201
몸과 마음의 거리 205
겨울(冬)
겨울(冬) 212
엄마 맛 214
공생 220
여자(荔子) 오순이 222
빵 두 개 226
이별 231
시래기의 변신 233
등대 237
붉어지는 240
연성(蓮城)에서 244
가늘고 길게 249
변명 252
원래부터 256
부치지 못한 편지 261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冬)
붉으므로 타오르던 가을의 바통을 넘겨받은 세상은 얼음판이다. 미끄러져도 달리기는 멈출 수 없다. 정해진 거리를 달려야 한다. 박수 쳐주는 이 없어도 얼음물에 빠져도 할당된 거리를 이어 달려야 한다. 최선을 다해 안전하게 바통을 넘겨주어야 한다.
그것이 지구별에 불려나 온 주자들의 운명이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살아남으려면 끝없는 업데이트와 자기 복제된 유전자로 유한한 목숨을 무한으로 존속시켜야 한다. 그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민들레 홀씨는 산을 넘고 양양의 연어 떼는 알래스카만을 돌아 남대천을 거슬러 오른다.
언 땅에 잠든 개구리, 도마뱀은 꿈속에서 별을 헤고 있을 것이다. 부지런히 도토리를 주어 모은 다람쥐, 두툼한 지방으로 허리를 불린 곰들도 늦장가든 아들의 첫 손자를 기다리는 이웃집 여자도 손가락을 헤며 봄을 기다리는 중이다.
승리가 목표인 싸움 말고 길가에 온갖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꽃피우고 씨 맺는 풀꽃들처럼 제 몫을 다하는 것이 인생 아닌가.
사계(四季)의 변주는 그렇게 힘껏 살아내는 것들의 향연장이다.
오늘 밤,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내가 나를 가만히 안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