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0898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06-22
책 소개
목차
01. 만남 7
02. 결혼 46
03. 충돌 88
04. 설렘 130
05. 틈새 168
06. 꽃잠 208
07. 방황 248
08. 고백 286
09. 축복 330
10. 용서 379
Epilogue 41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제요…….”
우유를 절반쯤 마셨을 때, 연정이 말을 꺼냈다. 시후가 고개를 돌려 봤다. 연정은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를 이었다.
“야근 안 했잖아요. 시후 씨는.”
“…….”
대답이 없는 그의 눈을 마주 보며 거기서 읽을 수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종로 어느 레스토랑에서 여자를 만나고 있었잖아요.”
시후의 얼굴이 표정을 알 수 없게 변했다. 실내에는 한동안 뉴스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 그가 말했다.
“왜. 미행이라도 했어요? 아니면 뒷조사?”
차가운 목소리로 빈정거리는 모습이 평소의 시후와는 달랐다. 연정은 저도 모르게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사람들한테서 들었어요.”
“누구……. 아, 인혜 씨한테서 들었나 보군요. 어제 종로에서 인혜 씨 봤었으니까.”
“시후 씨가 먼저 말해 줬으면 전 믿었을 거예요.”
“뭘 못 믿었습니까? 내가 바람이라도 피웠을까 봐?”
“그런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
시후는 더 듣지 않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로서는 대화의 의미를 상실한 것 같았다. 연정은 따라서 일어섰다. 방으로 들어가는 그의 뒤에서 연정이 말했다.
“먼저 야근한다고 거짓말했던 건 당신이에요.”
잘못한 건 시후 씨잖아. 왜 내가 더 매달려야 돼? 솔직하지 못한 그가 서운했다.
“왜 날 외면해요? 사실대로 말해 주면 되잖아요.”
“지금 와서 사실대로 얘기하면 믿을 겁니까?”
시후가 다시 그녀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진 거리에서 그가 쓴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연정 씨한테는 내가 이미, 아내에게 거짓말하고 다른 여자랑 데이트한 놈 아닙니까?”
연정이 고개를 떨궜다. 그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이미 그를 못 믿은 채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오해는 진작 시작됐고 불신의 그림자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누가 먼저 시작했고 누구의 잘못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둘 사이는 왜 그런지 믿음이 보이지 않았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였다면 좀 달랐을까……? 연정은 슬퍼졌다.
“야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시후가 말을 했다. 연정은 가만히 선 채로 바싹 마른 장미 꽃잎들로 가득 채워진 유리병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생일에 그가 사다 준 꽃이었다. 저 꽃을 받을 때 느꼈던 기쁨과 환희를 아직 잊지 못 했는데, 왠지 아득히 먼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종로에 위치한 레스토랑에 갔었고요. 거기서 한 여자를 만난 것도 맞습니다.”
시후는 평소처럼 덤덤한 목소리로 다음 말을 했다.
“친어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