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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바람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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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소나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밤 소나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1925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3-06-20

책 소개

향기바람이 로맨스 소설. 8년을 일해 온 첫 직장,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많았다. 아버지가 마뜩지 않아 하셔서, 연애도, 결혼도 하기 어려운 일상에, 늦기 전에 새로 시작하고픈 마음까지. 그러나 그런 것들보다 사실은. 실은 최윤 때문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향기바람이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연애할까요? 러브 디자이너 너라서, 너니까 네가 오는 길목에서 여전히 사랑이죠 무채색 결혼 너와의 계절 소용돌이
펼치기

책속에서

카페 문을 열었더니 마침 윤과 정민이 보였다. 윤은 그녀의 차 옆에 나란히 주차된 밴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쟤가 미쳤나? 의진이 급하게 그쪽으로 뛰다시피 걸어갔다.
“야, 최윤!”
버럭 소리 지르며 다가가는 그녀를 오히려 뻔뻔스레 노려보는 윤. 그는 그녀에게 잠시 시선을 주다가 이번에는 옆의 남자를 바라본다.
“사직서 내고 기껏 한다는 게, 여기서 남자랑 데이트하는 건가 봐요?”
“무슨 헛소리야? 그리고 너, 얼른 차에 안 들어가?”
아무리 어스름이 깃든 저녁이라지만, 그 흔한 선글라스나 마스크도 없이 얼굴을 다 드러내 놓고는 뭐가 이렇게 당당한지 모르겠다. 의진은 근처에서 혼자 너무 튀는 윤을 누가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윤은 그녀의 말에도 그 자세 그대로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평소와 달리 단단히 화가 난 얼굴이었다. 난데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그녀에게 배신감을 느껴서인지도 몰랐다. 저한테 미리 얘기 한마디 없이 그만둔다고 하니 갑작스럽긴 하겠지. 의진은 윤을 이해할 것 같았다.
“아, 그분이시구나. 배우 최윤.”
그때, 옆에 있던 남자가 말을 해 왔다. 그는 윤을 향해 앞으로 두어 발짝 다가서더니 신사처럼 웃어 보인다.
“티브이에서 자주 보곤 했는데 실물은 처음이네요. 팬입니다.”
팬이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데도 윤은 남자를 쳐다만 볼 뿐 대답이 없었다. 아까부터 중간에서 괜히 어쩔 바를 몰라 하던 정민이 형, 하고 윤을 재촉했다.
“사인해 드려요?”
잠시 후, 윤이 호의라고는 조금도 없이 그렇게 물어 오자 오히려 분위기만 더 엉망이 돼버리고 말았다. 남자의 뭐 씹은 듯한 얼굴을 보다가 의진은 얼른 윤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피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벌써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몇이 자꾸만 돌아보는 모양새가 어쩐지 윤을 알아보는 느낌이다.
“오늘은 먼저 가 볼게요. 지난번에 이어 여러모로 죄송하네요.”
의진이 남자에게 부랴부랴 인사를 건넴과 동시에 정민에게도 눈짓했다.
“이정민. 시동 걸어.”
계속 그들을 번갈아 보며 분위기를 살피던 정민이 기다렸다는 듯 잽싸게 차 문을 열었다. 의진은 이번엔 윤의 팔뚝을 잡아끌었다.
“집에 가서 얘기해. 내가 천천히 설명해 줄게.”
윤은 그런 그녀의 손을 툭, 뿌리쳤다. 또 무슨 돌발 행동을 할까, 긴장해서 바라봤더니 다행히 그는 돌아서 혼자 차로 다가갔다.
윤이 차에 앉자마자 의진은 밖에서 차 문을 닫아 버렸다. 그제야 안도의 숨이 나왔다. 윤과 함께 공공장소에 있으면 꼭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다. 물론 그가 공개된 장소에서 사고 친 적은 여태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의진으로서는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최윤 배우 소속사에서 일하셨군요. 난 또.”
윤과 정민이 차에 타고 둘만 남게 되자 남자가 해 오는 말이었다. 의진이 고개를 돌려 남자를 봤다.
“왜요?”
“아닙니다. 그냥 최윤 배우를 담당하고 있다니, 의진 씨 꽤 다르게 보이네요.”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해서 쳐다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차창이 스르륵, 내려진다.
“안 타요?”
그새를 못 참고 재촉하는 소리에 의진은 더 생각할 겨를 없이 조수석에 올라탔다. 곧 차가 출발하면서 남자도 서서히 멀어졌다. 그때에야 의진은 잊고 있었던 제 차가 떠올랐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이곳에 세워 두고 이따 다시 와서 가져가야지. 지금으로선 윤을 잘 달래는 게 급선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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