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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0997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7-11-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병원에 도착했을 때 지언은 기진맥진해 있었다. 기껏 맞은 수액도 영양제도 전부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다.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그는 억지로 기력을 쥐어짜 내 비틀거리며 엘리베이터에 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흘끔거리며 쳐다보았지만 지언은 그 시선을 전부 무시하고 앞만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는 지금 자신이 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뭘 하려는지 명확하게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원하는 대로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지언의 몸, 그러니까 휘경의 영혼이 갇혀 있는 육체는 여전히 특실에 혼자 누워 있었다. 여전히 중환자인 상태.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면 곧바로 죽음의 길로 떠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언은 모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요. 어디 가시는 거예요?”
뒤에서 간호사가 불렀지만 그는 못 들은 척 병실 문을 열어젖히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앞뒤 잴 겨를도 없었다. 그는 호흡기를 달고 있는 자신의 육체로 다가가 호흡기를 푹 떼어버렸다. 온몸에 붙은 전선과 튜브들을 잡아떼기 시작했다. 경고음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간호사가 놀라 달려들었다.
“뭐 하는 거예요!”
그는 등 뒤에 달라붙은 간호사를 밀쳐 내버리고 축 늘어진 자신의 육체를 마구 흔들었다. 소리를 마구 지르며 육체에 숨은 또 다른 영혼을 깨우려고 애를 썼다.
“일어나! 최휘경! 이 새끼, 너 거기 숨은 거 다 알아! 얼른 나와! 다시 바꿔! 할 수 있는지 시험이라도 해보자고! 야, 이 나쁜 놈아! 최휘경!”
뒤에서 억센 힘이 달라붙었다. 지언은 팔에 달라붙은 묵직한 힘을 뿌리치려고 마구 휘둘렀다. 누군가 그의 목을 휘감고 뒤로 잡아당겼다. 숨이 턱 막혔다. 낯익은 감각.
지언은 뜻도 모를 고함을 지르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누군가의 손이 허리를 감아 뒤로 끌어당겼고 손은 또 다른 저항에 막혀 자신의 몸을 놓치고 말았다. 그대로 바닥으로 나동그라진 지언의 눈에 이혁의 말끔한 얼굴이 보였다.
“이 돼지 새끼가.”
나직하게 부르짖은 이혁이 그대로 자신의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기 시작했다. 지언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다른 손이 그의 다리를 잡았다.
이혁의 수하들이 지언을 잡아 번쩍 들었다. 이혁이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내 차에 가둬.”
지언은 그대로 질질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