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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1468
· 쪽수 : 608쪽
· 출판일 : 2019-05-24
책 소개
목차
2화. 미래추진실 36
3화. 청혼하는 남자 74
4화. 거절하는 남자 99
5화. 돌아가고 싶은 남자 120
6화. 하찮은 형, 건방진 아우 147
7화. 계속 생각나는 술, 사람 174
8화. 오래가는 연인들의 조건 211
9화. 보고 또 보고 234
10화. 다 보이는 선 256
11화. 선전 포고 287
12화. 의심하는 남자, 오해하는 남자,
그리고 기대하는 남자 317
13화. 퍼즐 맞추기 348
14화. 대가를 치르는 방법 376
15화. 쌈 싸 먹는 개의 정체 409
16화. 지나가면 사라질 바람 434
17화. 막장의 끝 460
18화. 그물 안으로 476
외전 1. 딱새의 모정 513
외전 2. 후계자들의 대화 572
외전 3. 섹스 온 더 비치 575
외전 4. 남자 사용법 594
외전 5. 필로우 토크 604
외전 6. 장모님과 사위 606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대로 업소 밖으로 나와 담벼락 뒤까지 끌고 갔다.
주승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예필주를 담 앞에 붙여 놓고 제 팔 안에 가두었다. 뎅, 하며 쟁반이 담벼락을 치는 소리가 꽤나 크게 울렸다. 승표의 눈이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가 다시 예필주의 얼굴 위로 돌아왔다.
“뭐야. 왜 이걸 여태껏 들고 있어.”
“내려놓을 틈이나 줬나.”
그러고 보니 그랬다. 승표는 제 양손을 보았다. 제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은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오는 길에 데스크 위에 올려 두었을 확률이 높았다.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버린 머릿속은 영 아둔했다. 그 생각을 해결하고 치워 버려야 다른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을 듯했다.
“필주야. 결혼하자고 안 할게.”
“네.”
“너, 내 양자로 들어와라.”
“뭐어?”
개 머리에 뿔 났다는 소리나 진배없는 헛소리에 얼굴을 심하게 구긴 필주는 반말로 되물어 버렸다. 귀신이 씻나락 까먹는다는 소리보다도 말이 안 되는 소리를 날린 남자에게 존대해 주고 싶은 마음 따위 없었다. 필주는 여전히 쟁반을 꼭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고 말했다.
“한 대 칠 뻔했네.”
진심이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정신 차리라고 쟁반으로 한 대 치고 싶었다. 그러나 예필주의 생각과는 달리 온전히 제정신인 승표는 여전히 정색을 한 채로 재차 말했다.
“농담 아니야. 필주야. 우리 그런 쪽으로 한번 알아보자. 가족 관계로 등록하려면-.”
“나도 농담 아닌데. 진짜 한 대 칠 뻔했어요.”
라고 하고 있지만, 잠시 당황했던 필주는 이제는 여유가 생긴 듯했다.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 그 얼굴을, 여전히 진지한 눈으로 보던 승표가 말했다.
“필주야. 네가 걱정하는 거 뭔지 알아. 나랑 언젠가는 헤어질 생각, 한다는 것도 알아.”
참나, 어떻게 그런 마음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만, 이라고 중얼거리며 웃음기 전혀 없는 헛웃음을 친 승표는 벽을 짚고 있던 손을 올려 필주의 뺨을 감쌌다.
“20년을 살아도 헤어지고, 남녀가 염병을 떨며 결혼해도 헤어진다는 네 말도 맞아. 그런데 필주야. 결혼해서 50년 60년 함께 살다가 같이 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못 믿겠으면 통계청 자료 찾아 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