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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56623588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8-04-27
책 소개
목차
그들의 사랑
두 생활
가정
발문_소설 『벗』에 대하여(정도상)
단어 표기와 뜻풀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부엌에서 끓여먹고 아래웃방에서 갈라 자고… 한심한 일이지요. 만약 리혼을 시키지 않아서 동네를 더 소란스레 하고, 치정관계를 빚어내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서 폭발적 성격을 띠여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판사 동무는 알아두시오.”
“위협입니까? 아니면 그 어떤 담보를 받자는 겁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을 예견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도 재판소가 할 일이 아니겠소.”
“불행을 당겨오지 마십시오. 법적 근거가 충분하면 리혼을 시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채림은 일어나 양복 앞섶의 단추를 채우고는 정진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 습관적 례의(예의)는 친절한 의미에서의 악수라기보다 이야기가 끝났다는 의사 표시 같았다.
_‘그들의 사랑’ 중에서
“석춘 동무… 난 판사로서보다 나이 많은 벗으로서 충고하고 싶소. 이제부터라도 시대청년다운 열정과 진취성을 가지고 자기 매력을 개발해보오. 근실한 령감(영감) 티 나는 기능공이 아니라 지식과 기술을 소유한 멋쟁이 기능공 청년답게 외모에서부터 쭉 빼고 다니오. 공장대학에도 가고… 일요일엔 아들애를 데리고 극장에 가서 안해가 출연하는 예술공연도 관람하고… 이런 것을 생활에서 겉치레로 여기는 건 수치요. 그런 보수성과 결별하시오. 우리 그때 가서 다시 만나는 게 어떻소.”
“사람의 지성과 인격은 결코 직위나 직업이나 자격과 외모 같은 데서 나오는 게 아니요. 숭고한 목적을 위해 투쟁하고 생활하는 사람, 그런 인생관을 소유한 사람이 진실로 높은 지성을 가졌고 인격자라고 볼 수 있소. 순희 동무는 좀 아프긴 하겠지만 그런 거울에 자신을 비쳐보시오… 예술을 한다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고 스스로 고상해지지는 않는 거요.”
_‘두 생활’ 중에서
정진우 판사는 눈굽이 찡해났다. 그래, 결혼식을 하면 다정해지고 부모의 밝은 그늘 속에서 너도 기쁘고 살기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겠느냐. 너의 부러움을 자아내는 저런 결혼식은 일생에 한 번만 있다… 혼인관계의 사회상을 리해할 수 없는 아이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으랴.
정진우는 호남이를 내려다보며 마음 속으로 달래였다. 걱정하지 말어라.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시 결혼을 할 게다. 혼례식은 없어도 새 가정을 꾸릴 게다. 정신적 결혼을 말이다.
일요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물결이 흘러간다.
가정을 이루거나 가정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가정을 떠난 사람은 없다. 가정은 인간의 사랑이 살고 미래가 자라는 아름다운 세계이다.
_‘가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