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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62715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4-09-23
책 소개
목차
괜찮다고 대답한다
그 한 가지
그는 사랑했습니다
사소한 일
천 개의 마리오네트
어제의 눈물, 그로부터
발문_상처와 슬픔을 사색하는 시간(장두영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오늘을 살아내는 일. 이렇게든 저렇게든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거다.
_「괜찮다고 대답한다」 중에서
아직 따뜻하다. 어머니 목욕을 시켜드려야겠다. 아내가 없는 사이에. 어머니의 목욕을 거들어본 적 없는 아내가 행여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자신의 맨몸을 며느리가 볼까 염려하는 어머니가 서글퍼지지 않도록. 그러나 이건 순전히 나의 생각일 뿐이다. 사실 나는 아내의 마음이나 어머니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넘겨짚고 추측할 뿐이지만, 내가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건 아마 이런 것들이지 싶다. 누군가의 진심을 헤아린다는 건 모험이 따르는 일이니까. 고무장갑을 벗어 소리 나게 털거나 설거지하고 그릇 내려놓는 소리가 시끄러워도 나는 아내의 낯빛을 살핀다. 손길 움직임 하나 미세한 떨림조차 다 귀에 들리는 순간들이 있다.
_「괜찮다고 대답한다」 중에서
세상은 살아갈수록 재미있는 것 같다. 누군 기필코 살고 누군 기어이 죽는다. 누군 호강에 겹고 누군 버겁게 고생한다. 또 어떤 이는 심심해 죽겠고 어떤 이는 바빠서 죽겠다. 어떤 이는 지지리 가난하고 어떤 이는 각별하게 부자다. 누군 속터지게 말이 없고 누군 끊임없이 떠들어댄다. 고개 숙인 사람, 고개 쳐든 사람. 너무 철학적이었는지 골이 아프다. 욱신거리는 골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소변이 마렵다고. 뇌 속의 관리 감독관은 역시 고급인력이다. 이런 생리적인 것들은 자기들이 나서지 않고 신호체계로 알려주니 말이다.
_「괜찮다고 대답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