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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9115706166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9-07-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낡은 공약을 버려야 ‘정권’도 ‘사람’도 산다
1장 매니페스토를 쓴 세계의 리더들
민심을 읽는 탁월함을 지닌 링컨의 매니페스토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의 설계자 비그포르스와 한손
매니페스토의 바이블을 쓴 토니 블레어
매력 있는 슬로건, 클린턴
論의 집대성, 김대중
세상을 바꾼 현실주의자, 메르켈의 매니페스토
새로운 가치를 위하여! 샌더스의 도전
2장 사람을 향한 매니페스토를 만들어간 정당
전당 대회가 공약을 결정한다! 미국 민주당
명품 매니페스토의 탄생, 영국 노동당
매니페스토를 ‘정권공약’으로 삼은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
강령의 권위, 강령의 정치, 독일 사민당
3장 대한민국 선거공약의 위기
외면당하는 공약의 현주소
‘가치’가 사라진 공약, 작은 정책들의 나열
체계가 없는 공약, 실행이 어렵다
관료들이 공약을 경시하는 이유
4장 20대 총선공약 이야기
유권자에 응답하라! 시대적 과제와의 미스매칭
예산 및 재원 조달 방안의 불확실성
체계와 전략, 로드맵의 결여
지역구 당선자 공약에 나타난 문제점
5장 공약의 퇴장과 매니페스토 패러다임의 등장
문제적 공약의 진짜 원인을 찾아서
진짜 문제는 ‘공약 작성 과정’에 있다
매니페스토 패러다임의 등장
6장 매니페스토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매니페스토의 기원과 정의
매니페스토의 원리와 학문적 성격
매니페스토 무용론에 대한 반박
매니페스토의 구성요소
매니페스토의 수준과 평가 기준
7장 국정운영과 매니페스토 사이클
대표 공약의 수준 분석
공약의 실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공약의 결과 및 평가
실패의 원인을 찾다
매니페스토 사이클의 재구성
8장 지역주권(地域主權) 시대와 매니페스토
‘자립’과 ‘능력’을 보여주는 지역의 도전
‘지방’과 ‘분권’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지역 현실
지역주권 시대를 열어갈 키워드 매니페스토
9장 매니페스토 작성 과정의 이론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
매니페스토 작성 과정의 5가지 원칙
10장 20대 총선 매니페스토 작성 과정의 정당별 실제 사례
엘리트 상층 실무자 중심의 새누리당
당원과 정치인이 소외되는 더불어민주당
정당의 조직체계가 취약한 국민의당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는 정의당
정권의 성공을 담보하는 출발점, 매니페스토
에필로그_ 매니페스토, 사람들의 ‘이야기’와 ‘바람’을 담아 세상을 바꾸다
감사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메르켈 매니페스토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편 주요 정책공약을 과감하게 채택하여 제시한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및 가족수당 확대, 교육기회 확대 등 사민당의 정책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의 점진적 폐쇄’ 등 녹색당의 주요 공약까지 포함하였다. 이 같은 특징은 경쟁당인 사민당의 지지기반을 의도적으로 잠식하려는 전략이 아니라 수권능력에 초점을 맞춰 온건한 무당층에 어필함으로써 상대 정당을 소수 지지층으로 축소시킨 탁월한 선거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메르켈의 매니페스토는 선거전략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행을 위한 공약으로서 메르켈의 통합적 리더십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슬로건에서도 나타난다. ‘독일, 우리 함께 성공하자’는 대표 슬로건과 함께 ‘우리는 신뢰에 투표한다’는 실천적 슬로건을 제시하여 ‘준비되어 있는 수권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에 치러진 민주당의 힐러리와 샌더스의 경선은 당원과 지도부, 후보 진영과 지지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민주적 절차에 따라 매니페스토를 결정한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6개월여에 걸친 경선과정에서 클린턴과 샌더스는 최저임금, 불평등 해소 정책 등 핵심 공약에서 차이점을 드러냈으며 방송이나 연설을 통해서 치열한 토론 과정을 거쳤다.
우리가 이 경선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결정 단계’이다. 민주당은 전국위원회DNC 산하에 ‘정강·정책 작성위원회’를 조직하면서 15명의 위원 전원을 전국위원회위원장이 지명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클린턴 후보 측에서 6명, 샌더스 후보 측에서 5명을 인선하고, 나머지 4명은 데비 슐츠 전국위원회위원장이 지명하는 방식을 취했다. 동 위원회는 쟁점 정책에 대한 토론을 거쳐 수정?보완한 ‘강령’을 작성하였고 수정한 ‘강령’은 대의원 투표를 거쳐 전당 대회의 추인을 받았다.
나는 매니페스토 연구를 위해 관료들을 인터뷰한 바 있는데 예상보다 비판의 강도가 센 것에 놀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어떤 관료는 “정책공약은 어차피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 많아요. 인수위를 통해 걸러질 것이라 공약 자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인수위원회 경험이 있는 관료는 “인수위가 구성되면 정치인들과 캠프관계자들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인수위가 끝날 무렵에는 거의 관료들의 예산계획이 들어 있는 행정 기본계획으로 수렴됩니다”라고 증언했다.
위의 두 증언은 공약의 수준과 완성도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공약은 정치적인 레벨의 언어일 뿐 ‘행정계획’을 추동하는 기준으로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공약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곧 공약 작성의 공급자인 정당과 정치인의 수준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