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5706386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5-01-24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며: 예술의 일상화, 일상의 예술화를 꿈꾸는 디카시
1부 꼭 피어난 말들
마고할미___김금용
휴업___김정숙
어느 날 소인국에서___문동만
꽃잎 편지___박완호
봄비___서장원
끝집___송경동
물수제비___신새롬
동병상련___신은숙
펼쳐진 미래___아만 뜨리파티
의자는 안다___위점숙
시___윤선
환장할 봄___이기영
남의 속도 모르고___이소영
가족사진___이유상
겨울___이지아
아이와 노는 법___장병연
자소서___전현주
꽃길___조영학
지문___최영욱
다 떨어지기 전___최희순
2부 마음의 행로
SOS___강영식
사춘기___고경숙
적멸의 문장___고진하
꽃, 사슴___김영빈
무화과___김옥종
숨은 달___노태맹
어무이___박미경
기억상실증___박해경
요양원___벼리영
행간___손현숙
또, 그리움이 다녀갔다___이대흠
들여다보기___이상미
노천명의 데칼코마니___이상옥
당신이 오신다기에___이정록
어머니___이지상
만학도___이청아
귀가___임동확
시간의 길이___조현석
점자點字___채종국
엽서___최성봉
3부 산 시인의 사회
훈민정음___김경언
이태원 거리의 기도___김경화
긴 하루___김남규
범법구역___김유석
You’re 독존___김정희
그만 내려와___김청미
연두___나종영
정치판___명순녀
사회 초년생___문임순
독백___문현미
봄비___박수아
제단 위의 잠___신혜선
조아리다___유종인
가을볕___이시향
명예퇴직___임창연
페이스메이커Pacemaker___정유지
착시___조규춘
응원___천융희
늦은 귀가___최세라
죄와 벌___황재원
4부 우쭐한 우주의 시간
상생___김명지
타나토스는 이런 곳에서 산다___김승기
백지수표___김언
소아시아 클레오파트라 온천___김종회
찻사발___김혜천
포로___김호균
술꾼___나해철
호텔 순천만___남길순
난파선___문설
음표가 된 아이들___서성호
너무 늦은 꿈___손수남
비 온 다음 날___송이현
하루만 더___양애경
허무의 한 철___우대식
문답___유홍석
알 수는 없지만___이서화
보물찾기___임옥훈
너 누구야?___조명
때는 춘삼월___진란
시인___황주은
디카시, 또 하나의 다리를 건너다___오민석
저자소개
책속에서
세상이 준 상처는 마음으로 치유해야 한다. 디카시를 쓰는 일은 세상으로부터 상처 입은 나를 치유하며 동시에 내 상처가 세계에 상처 내는 일을 멈추게 하는 일이다. 디카시 창작은 다른 무엇보다 세상의 모든 것과 마음으로 만나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누구나 디카시를 쓸 수는 있지만 좋은 디카시를 쓰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사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글을 쓰고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디카시 창작을 할 수 있다. 디카시의 가장 큰 매력 요소는 접근성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과 문장이 융합하여 전혀 새로운, 시적인 어떤 세계를 완성하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 지점이 바로 디카시가 예술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_책을 내며: 예술의 일상화, 일상의 예술화를 꿈꾸는 디카시 중
박완호의 사진은 문장을 만나서 비로소 ‘꽃잎 편지’로 완성된다. 빛을 받아 반짝이며 흔들리는 물살 위에 꽃잎들이 한 무더기로 떠 있다. 나무의 그림자도 어룽거리고 조리개를 가린 시인 손가락의 형체도 번져 있지만, 박완호의 시적 정서는 물살 위의 꽃잎에 꽂혀 있다. 그것을 “꽃무늬 글자”라고 한다. 글자는 이내 편지가 된다. 거기다 “물살 흔들”리면 ‘문장’은 흩어질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을 뒤엎고 “불멸의 문장”으로 흔들리는 물살과 충돌하게 함으로써 디카시의 의미를 극대화한다. 여리디여린 꽃잎에서 촉발한 시적 정서가 글자로 재현되고 다시 불멸의 문장으로 재현되었다가 너(“네 낯”)로 환생하는 상상력의 길항을 보여준다.
_박완호, 「꽃잎 편지」 해설 중
신새롬의 「물수제비」에서 (디카)시적 소재를 순간 포착한 감각의 탁월함과 호떡을 굽는 철판과 강물 사이, 사진과 문장 사이의 미적 거리가 만들어내는 텐션(tension)을 높이 샀다. 좋은 디카시는 사진과 문장이 융합하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듯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어야 한다. 사진은 독단적으로 의미를 생성하지 못하고, 또 사진 없이 문장만으로도 메시지가 생성되지 않는다. 특히 3행의 “아직 세 번의 기회가 남았다”라는 문장은 사진이 없다면 어떤 의미도 만들지 못했으리라. 그런 면에서 「물수제비」는 비독립적인 사진과 문장이 서로를 보완하고 보조하면서 뜻밖의 시적 의미를 만들어낸 수작이다.
_신새롬, 「물수제비」 해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