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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57400874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14-08-27
책 소개
목차
첫번째 날
살인의 이유
지옥의 문
다가오는 그림자
상실의 힘
비밀의 뒷면
추방
두번째 날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0년 전, 열세 살의 겨울을 나는 ‘첫번째 날’이라고 부른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그날 이후 새로 태어난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날 뒤엔 두번째 날이 있고, 두번째 날 뒤에는 세번째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들을 거치며 내 인생은 점점 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인가, 나는 두렵기만 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모든 일에 끝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는 나도 평안해질 것이다.
내 이름은 리진웅이다. 가끔 나는 천국의 문을 여는 주문이라도 되는 듯 먼 하늘에 대고 내 이름을 발음해본다. 진웅, 부모님은 ‘보배 진珍’ 자에 ‘수컷 웅雄’ 자를 썼다. 그런 이름을 내려준 사람들이라면 자식을 정말로 사랑했을 것이다. 내 인생의 햇살은 열세 살 이전에만 비춘다. 내 어둠은 열세 살에 시작돼 영원히 내린다. 열세 살 겨울의 기억은 밤마다 나를 찾아와서 거친 혓바닥으로 온몸을 핥고 사라진다. 나는 밤마다 땀에 젖는다. 나는 안개 뒤에서 피 묻은 송곳니를 들이대는 괴물을 느낀다. 이제는 그것이 악몽인지 실재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
“HM캐피탈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고 한국에 투자자문업으로 등록돼 있어. 역외 펀드를 운용해서 큰손을 유치하기도 했더군.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말이야. 성은은행이 한 20억, 시호산업이 한 10억 정도 돼. 최근에는 주식중매하는 자회사도 차려서 금감원에 예비 허가를 받았어.”
“버진아일랜드? 하여간 돈장사 하는 새끼들은 취향이 남달라.”
“선진 금융 기법이라고 표현해줘. 대표이사는 제임스 리라는 미국 영주권자야. 국적은 중국. MIT대 경영대학원을 나왔어.”
“조선족이군.”
“근데 HM캐피탈은 왜 캐고 다녀?”
“마누라님 명령이야. 소설가에서 르포 작가로 전업하셨잖아. 조선족 범죄 관련 르포를 쓸 거래. 조선족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보고 한국 사회의 인종적 편견이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느꼈대. 한국 사회가 위기래.”
“그럼 조선족의 역사에 대해 써야지. 수난사 같은 거 말이야. 왜 하필 조선족 범죄야?”
“나도 몰라. 근데 마누라가 취재한 조선족 날건달 놈 하나가 HM캐피탈 얘기를 꺼냈나 봐. 너도 알다시피 요즘 마누라 사정이 안 좋잖냐. 조사해달라는데 거절을 할 수가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