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지/출판 > 서지/문헌/도서관
· ISBN : 9791157529339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1장 도서관 읽기
2장 불타는 알렉산드리아
3장 지혜의 전당
4장 책들의 전쟁
5장 만인을 위한 책
6장 불타는 지식
7장 서고에서 길을 잃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로마가 몰락하기 오래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둘 다 내리막길을 걷지 않는 정치체제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결국 사라지지 않는 도서관은 없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자취를 감춘 도서관이 남긴 공백을 놓고 씨름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몫이다. 파피루스 저택의 비극은 역사를 통해 명멸해간 도서관의 비극이기도하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문화와 왕들은 책을 한곳에 모아둠으로써 시간의 제물로 만들었다. 소아시아에서 스페인, 알렉산드리아에서 페르가몬에 이르는 고대 도서관들 대다수가 같은 운명을 맞았다. 헤르쿨라네움의 파편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중에서 사라진 고대의 책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숯덩이들이 새로운 사실을 전혀 제시하지 않더라도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즉, 고대의 도서관이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기억 속에 완벽한 모습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불에 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이곳 서고에서 도서관은 책이 죽으면 가는 장소처럼 보인다. 책들은 스스로를 신비화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시대를 거치면서 도서관은 성장과 변화, 번성과 쇠퇴를 거듭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책이 쏟아놓는 지식과 완전성의 신화에 사로잡혀 알렉산드리아를 따라잡으려 애쓰기도 하고, 파르나소스에서의 휴식을 추구하기도 한다. 눈이 보이는 사서는 맹인 보르헤스가 서고를 더듬거리다 발견한 성스러운 역설, 즉 책은 우리에게서 벗어날수록 보존이 잘 된다는 역설 앞에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계속 책을 수집해들이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