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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7745395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편집자 서문 – 고독하고 아름답게 살아온 40여 년
1부 박물지博物誌
산문 | 마을 | 또래들 | 먹을 것들 | 어머니 | 꽃들 나무들 | 혼자 있기 | 귀신들 | 방물장수들 | 도둑놈 | 동물들 | 자전거와 통학버스 | 냄새, 고요함 | 거짓말 | 수정과 진흙 | 석유
2부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훔친 책·빌린 책·내 책 | 삼국사기라는 책 | 신현숙·김진섭·오화섭 | 정오표·겨울·서재·마침표 | 사전·박물지·백과사전 따위 | 죽음의 겉과 안과 사이 | 열등감의 여러 켜 | 시 짓는 시험은 어떨까 | 피서지에서 생긴 일| 밥 | 겨울산
추천의 글_ 그에게 열광하다 | 김서령(칼럼니스트)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자의 둥긂, 쟁기의 버팀과 휨, 헛간의 으스름. 나는 그러한 산문을 쓰려고 한다. 감자와 쟁기와 헛간은 두런두런 지껄인다. 욕심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광고 카피, 삐라 문구, 정신분석의 열쇠어 들보다 더 자재적自在的인 산문을 쓰려고 한다. 그들은 또 두런거린다. 그런 것들에 너무 마음 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내가 쓰는 산문이 실패한 이들에게 용기를 주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으로 몸을 웅크린다. 감자와 쟁기와 헛간은 환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네가 용기를 얻고 싶다는 속셈이겠지. 내 마음을 잘 아는 감자와 쟁기와 헛간은 한 마을에 있다.
아르튀르 랭보는 곧잘 책을 훔쳤다고 한다. 엄연한 천재였으니 그는 책을 빨리 읽었을 것이고, 읽고 싶은 욕구를 누르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그리하여 마을 서점의 책에 눈독을 들이기도 했음직하다. 그런 그에게 누가 물었다고 한다. 책을 훔치는 것은 어쩌고저쩌고 하는 힐문이었겠다. 이에 대한 랭보의 대꾸는 과연 큰곰자리의 주막집 주인답지 않은가. “글쎄, 그게 말이지, 책은 훔치기보다 다 읽은 책을 제자리에 갖다놓기가 더 어렵더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