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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7765126
· 쪽수 : 236쪽
책 소개
목차
눈물 모양의 지붕
우리 집은 고압선집
춘희대폿집
흑인 소녀 미미
모하메드 콧수염할아버지
암내와 더티
그 여자 vs 엄마
삼각 시선 릴레이
손이 닿는다는 건
위문편지
엄마 학교에 오시라고 해
비밀의 금
할머니의 가출
거울, 공중 날다
고압선에 감전되다
엄마의 학교 방문
월남에서 돌아온 박 상사와 오렌지
콧수염할아버지를 초청하다
눈썹을 밀다
비겁의 피
아빠, 도둑으로 몰리다
춤추는 코끼리
그리움이 쌓이면
가을 운동회
난 후회하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 물색
푸른빛의 그곳
에필로그
제8회 김만중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 소감
나의 유년을 떠나보내며 -김경순
제8회 김만중문학상 소설 부문 심사평
오랜만에 만나게 된 굵직하고 듬직한 장편소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콧수염할아버지가 본국으로 떠나는 날, 나는 호로 내려갔다. 워낙에 살림살이가 많지 않았지만 다 정리해서 썰렁했다. 나는 뭐라고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 쑥스러워 몸을 배배 꼬고 있었는데 콧수염할아버지가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영미, 그동안 고마웠어. 이건 내 선물이야. 우리 딸 것인데, 영미한테 행운을 가져다줄 거야.”
상자에는 작은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콧수염할아버지의 딸이라면 폭격을 맞아 하늘나라로 갔다는 그 딸일 것이다. 목걸이에는 손톱만 한 코끼리 조각상이 달려 있었다. 나는 선물이라는 것을 받아 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엄마가 언니 오빠 생일은 미역국도 끓여 주고 챙겨 주면서 내 생일은 아빠보다 일주일 빠르다고, 아빠보다 빠른 딸 생일을 세면 아빠 생명이 단축된다는 이상한 미신을 받들어 이제까지 내 생일을 세 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데 너무 고마워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목걸이에 달린 코끼리 조각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코끼리가 너무 귀여워요.”
“할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아빠한테 아주 어렸을 때 들었던 코끼리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 영미한테 들려줄까?”
“네.”
호기심 많은 아기코끼리가 여행을 떠났지. 한참 여행을 가다가 비단 장사를 만났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