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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7768851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0-05-29
책 소개
목차
작은엄마
나의 아재들
우연한 마주침
사라진 그녀
무심히 지나치는 생
실비집
보랏빛 장막
결혼과 책임
장마
다시 미로 속으로
단서들
데이트와 밀회 사이
탄일종이 땡땡땡
다른 시작들
아이들
다정한 여인
퍼펙트 웨딩
욕망과 숙고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여자는 도대체 누구일까?
어느 날 아담한 키의 젊은 여자가 골목에 나타났다. 그녀의 작은 눈은 상냥해 보였지만 누군가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그녀가 즐겨 입는 월남치마는 허리부분이 잘룩하고 밑으로 갈수록 살짝 에이자형으로 펼쳐있어서 옷맵시를 좋게 했다. 동네여자들이 젊은 여자의 뒤통수에 대고 날이면 날마다 수군대는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일까 궁금해 했다. 나도 그녀의 정체가 알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내 생전에 이렇게 배가 아파보기는 처음이었다. 나의 호들갑이 예사롭지 않았는지 아버지가 나를 붙잡고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했다. 나는 내 몫의 계란후라이를 형제들이 먹을까봐 갔다 와서 먹을 테니 가만 놔두라고 신신당부하며 엄마 등에 업혔다. 그러나 내가 업혀서 대문을 나서기도 전에 내 계란후라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쌈박질하는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렸다.
내 귀를 꼭 틀어막던 가 저들의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던지 조만간에 무슨 수를 내야할 것 같다. 골목여자들은 모였다하면 며칠 전에 야반도주한 작은 엄마 얘기로 수군덕거렸다. 나는 차라리 귀가 먹었으면 좋겠다. 작은 엄마를 두고 대놓고 첩년이라고 말하는 저 키가 멀대처럼 큰 여자의 턱주가리가 푹 빠지는 상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