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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57951857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6-05-06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제1장 불립문자(不立文字)
제2장 직지인심(直指人心)
제3장 각하조고(脚下照顧)
제4장 주인공(主人公)
제5장 색즉시공(色卽是空; 평등)
제6장 공즉시색(空卽是色; 차별)
제7장 한 곳을 비춘다
제8장 자유(自由)
제9장 불성(佛性)
제10장 일기일회(一期一會)
저자 후기
문고판 저자 후기
해설
리뷰
책속에서
인간은 왜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망스럽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로부터 이런저런 말을 들어가며 간섭을 받으면 무척이나 싫증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부모가 되면 이러한 과거는 완전히 망각하고 자기 자녀들에게 잔소리만 늘어놓습니다. 자기가 그렇게도 싫어해서 반발했던 행동을 깡그리 잊어버린 채……. (중략)
사실을 말한다면 우리들 모두는 이 무아의 동심 세계에서 왔으며 부처의 지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래 ‘무아’의 상태, ‘자유자재’의 상태였는데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조절하지 못하다가 완전히 자아에 휘둘려 버린 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말 기묘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설픈 지혜가 생긴 바람에 인간의 원점을 ‘기억하고 있는 어른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어린 왕자』에 이러한 표현이 있습니다.
- 제2장 직지인심(直指人心) 中
왕은 이렇게 말하고 달력을 펼쳐 해가 지는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 7시 40분경이 되어야 한다. 그때 나의 명령이 얼마나 충실히 지켜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대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훌륭한 삶의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섭리에 부합시켰다고 할지라도 일일이 자신이 명령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곁에서 보면 약간 재미있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일종의 정신병입니다. 타인을 보면 낱낱이 지시하고 싶은 병입니다. 왕자가 하품을 하려고 하자 하품을 하라고 명령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품이 나오지 않게 되자 때로는 하품을 하고 때로는 하품을 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다른 별로 떠나려고 하는 어린 왕자에게 ‘그대를 대사로 명령하겠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우리는 ‘명령병’이라든가 ‘지시병’이라는 등의 ‘질병’에 명령을 받고 살아가는 인간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곧바로 쓸데없이 참견하기 시작합니다.
- 제4장 주인공(主人公) 中
이와 같이 싸우기를 좋아하는 것을 ‘아수라’라고 합니다. 이는 육도(六道), 즉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상 등에 속해 있는 수라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육도윤회(六道輪廻)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이 육도를 빙글빙글 돌며 윤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만 타고난 성격이 현실적으로는 이 육도의 어느 쪽인가에 편중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 중에는 금세 정색을 하거나, 눈초리를 치켜세우는가 하면, 곧바로 입에 거품을 물며 소리치거나 혹은 갑자기 덤벼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이 있는 사람은 싸움을 좋아하는 아수라장형(型) 인간입니다. 공동체를 이루는 커다란 전체로부터 눈을 돌려서 자신도 모르게 부분적인 차이에만 시선을 향해 버립니다.
- 제5장 색즉시공(色卽是空; 평등) 中
내가 언젠가 돌담을 세우는 공사를 거들어 주었을 때에 경험한 일입니다. 담을 쌓는 데에는 몇 개의 종류가 다른 돌이 필요합니다. 그 겉면에 쌓아 올리는 돌은 곧바로 사람의 눈에 띄기 때문에 크기와 모양을 잘 살피면서 고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은 소위 엘리트석(elite stone), 다시 말해 선택된 돌입니다. 그렇지만 돌담은 큰 돌만으로 쌓을 수가 없습니다. 그 사이에 틈을 메우는 작은 돌이 없으면 돌담이 세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아무 데도 쓸모가 없어 보이는 잡동사니 돌들을 큰 돌 뒤쪽에 채워 넣고 그 위에 흙을 덮어야 합니다. 내가 도와주어야 할 일은 그러한 잡동사니 돌을 모아 오는 일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돌을 운반해 오는 동안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웬일인지 그 잡동사니 돌에게 기묘한 친근감을 느꼈던 것입니다. 나는 ‘하하하! 이 녀석들은 내 친구다’ 하고 웃었습니다.
- 제7장 한 곳을 비춘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