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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7954537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5월 18일생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날마다 꾸는 꿈이었다. 장소는 항상 안개가 깔려있는 숲속으로 어떻게 해서 50대 중반의 사내가 그 곳까지 들어가게 됐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시작부터 그는 그곳에 갇혀 있었으니까. 안갯속을 스멀스멀 돌아다니는 바이러스 같은 그 무엇이 공포를 부추겼다. 보통 이런 꿈의 결말은 잔인하고 충격적으로 지금 당장 진행을 멈추지 않으면 사내는 끝내 비명을 지르며 죽음에 이를 것이다.
갑자기 괴이한 기운이 사내의 몸을 휘감는 그 순간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려왔다. 사내는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20대 초반 군복차림의 남자가 M16을 쏘며 누군가를 뒤쫓고 있었다. 빠른 발자국 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결국 사내의 눈앞에서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졌다.
누구나 인생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시절이 있다. 일기를 쓴 여자에게도 그 시절은 첫사랑의 그 지점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체에서 그녀의 풋풋하고 들뜬 마음이 지혜에게도 전달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첫사랑은 하나도 다름이 없었다. 더구나 시골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녀에게는 더욱 그러했으리라.
그 첫사랑은 지혜에게도 그랬다. 추운 겨울이 물러난 온기가 하나도 없는 그 자리에 남쪽으로 향한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봄 햇살처럼 그렇게 따스하고, 손가락을 잘못 놀려 면도칼에 베었을 때 선홍빛 피가 흐르기도 전에 비명보다도 더 빨리 놀라는 그 순간처럼 강렬했다. 그녀의 첫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