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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91157956739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2-12-10
책 소개
목차
안개
추천사(김한민)
추천사(이어령)
작가의 말
나오는 사람들
〈안개〉 각본
도시로 간 처녀
추천사(김한민)
작가의 말
캐스트
〈도시로 간 처녀〉 각본
저자소개
책속에서
안개
윤의 소리(E): 명산물… 무진의 명산물.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뼁 둘러 싸고 있는 것이다. 무진을 둘러 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다. 안개는 이 세상에 한이 있어 매일 밤 찾아 오는 여귀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 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하고 사람들을 둘러 싸는 것이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는 것이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 ‘#2 터널 속(낮)’ 중에서
조: 야 야. 넌 빽 좋고 돈 많은 과부한테 장가 들고, 나는 어디서 굴러온지도 모르는 말라깽이 음악 선생이나 차지하고 있으면 속이 시원하겠냐?
[유쾌해 죽겠다는 듯이 웃어 대는 조.]
윤: 너 정도라면 여자가 거지라도 괜찮지 않아?
조: (은근히) 그게 아닙니다. 내 편에 서서 나를 끌어 줄 사람이 없으면 처가 편에라도 있어야 하는 거예요. 야아 세상 우습더라. 고등 고시에 패스하자마자 여기 저기서 중매가 막 들어오는데, 그게 모두 형편없는 것들이거든. 도대체 여자가 거기 하나만 밑천으로 해서 시집 가 보겠다는 고 배짱들이 괘씸하단 말야.
윤: 그럼 그 여 선생도?
조: 응? 응. 그렇지 아주 대표적이지. 어찌나 쫓아다니는지 귀찮아 죽겠어.
- ‘#42 광장(오전)’ 중에서
(INSERT): 하인숙,
나의 성좌에 앉은
나비여 파아란 나비여
하인숙,
이 별은 움직이지 않으리라
오래오래 쉬어라.
오래오래 쉬어라.
읽고 나서 돌려 주며
마담: (놀리듯) 오라, 하 선생을 사랑하시는군.
[박의 맞은 편에 앉으며]
마담: (탄식하듯 혼잣 말로) 이런 데 있기 아까운 여자지. (박에게) 조 서장과 라이발이 되겠는데?
박: (자신 있다는 듯이) 조한수 말씀예요?
[묘한 미소를 띠고 박을 보는 마담.]
- ‘#48 다방 안 (낮)’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