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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신부

봄의 신부

장정옥 (지은이)
학이사(이상사)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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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신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봄의 신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54259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10-25

책 소개

장정옥 소설집. 기습하듯이 덮친 불행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위로의 미사곡이다. 천안함 사고나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등 시간이 흘러 더는 그들을 추억하지 않지만 한때 우리 곁에 머물며 사랑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살았던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목차

봄의 신부
·프롤로그
·미몽, 선이 없는 길
- 검은 봄 1
·여러 개로 나누지 못하는
- 검은 봄 2
·평행한 두 직선은 어느 선에서도 만나지 못한다
- 검은 봄 3
·경계 - 그 어떤 것의 끝
- 검은 봄 4
·전체는 부분보다 크다
- 검은 봄 5
·점 - 쪼갤 수 없는 그것
- 검은 봄 6
·에필로그

물고기의 집

꽃등불

환還

내가 없는 그곳에

저자소개

장정옥 (지은이)    정보 더보기
단편 「해무」 (1997)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학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 장편 『스무 살의 축제』 (2008)가 제40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되었고, 장편 『비단길』 (2014)이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 장편 『고요한 종소리』 (2016)가 12시간의 긴 오디오북으로 출시되었고, 장편 『나비와 불꽃놀이』(2018)가 있다. 첫 소설집 『숨은 눈』(2020)으로 김만중문학상을 받았으며, 두 번째 소설집 『봄의 신부』(2020)가 있다. 내 영혼의 책을 담은 산문집으로 『유월의 어느 시간들』 (202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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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안개 자욱한 길을 걸었다. 사방이 안개 천지여서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안개바다 너머에 산봉우리만 둥실 떠 있을 뿐 길도 나무도 보이지 않았다. 내 옆에 낯선 이가 있는데, 그 역시 앞을 보고 걷기만 했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도 길 안내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우리가 안개 속에 서 있는 나무나 돌 같았다. 어째서 나는, 모르는 이를 따라 낯선 길을 걷고 있는지. 말없이 걷기만 하던 길 그가 마침내 걸음을 멈추었다. 선착장이었다. 물 냄새도 없었고 물새 울음소리도 없었지만 그곳이 강인 것을 느낌으로 알았다. 그는 곧 배가 올 거라고 했다. 한참 후에 찰랑대며 물소리가 들려서 배가 오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았다.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거기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침내 배가 선착장에 닿았고, 기다리던 이들이 하나둘 배에 올랐다. 나는 배에 발을 올리려다 말고 돌아섰다. 왔던 길을 향해 걸으려니 길 안내자가 등 뒤에서 소리쳤다. 지금 그대로 가버리면 영원히 돌아올 길을 잃게 될 거라고. 그렇게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내게는 마지막 공연이 남아 있고, 그 일을 끝내기 전에는 아무 데도 못 간다고 못을 박았다. 그가 펄쩍 뛰었다.
“이 마당에 공연이라니.”
“난 가수라고요, GS.”
“그게 무슨 소용이야, 허깨비 주제에.”
“벌여놓은 일은 매듭지어야죠. 그 공연 기다리는 사람이 몇 명인데.”
“이봐, 그건 저쪽 세상일이란 말이야. 여긴 시작도 끝도 없는 곳이라구.”
“그런 건 모르겠고, 제게 말미를 주세요.”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간다고 우겼다. 고집스럽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내 앞을 가로막으며 길 안내자는 떼쓸 일이 따로 있다고 했다. 말미를 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여태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며, 되돌아가서 뭘 어쩔 생각이냐고 물었다. 몸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뭐냐고.
“콘서트만 하고 올게요.”

-‘봄의 신부-미몽, 선이 없는 길’ 중에서


배가 곤두박질치는 순간에 어느 구석인지 모를 곳으로 나둥그러지긴 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죽음 같은 침묵이 흘렀다. “어머니!” 배 안에서 흐느낌이 들렸다. 떨리는 목소리가 두려움과 슬픔과 그리움에 젖어 있었다. 스며드는 물의 수위가 높아지고 공기마저 줄어드는 배 안에서 그들은 말을 잃었다. 발이 잠기고, 무릎이 잠기고, 목이 잠기며 어둠이 차오르는 순간에 그들은 “얘야, 지금 어디에 있니?” 하는 어머니의 다급한 부름을 들었다. 그들 중 하나가 신음하듯 외쳤다.
“어머니, 여기는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구역이에요.”
그들과 어머니 사이에는 철판보다 단단한 죽음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들의 구조요청은 빠른 조류를 타고 바다 멀리 울려 퍼졌다. 파도가 거칠어지고 배의 철벽을 두드리는 그들의 마지막 목소리마저 희미해질 즈음에, 내가 아는 가장 숭고한 노래를 불렀다. 그들에게 닿지 못한 내 노래는 의미 없이 멀고 그들이 두드리던 모스 부호 소리는 바다의 침묵보다 무거웠다.

-‘물고기의 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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