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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543884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보는 여행에서 생각하는 여행으로
노마드
꿈결처럼 황홀했던 바간의 달빛
인연은 붉은 실에 묶여
잔지바르의 무함마드
퉁가 차밭 노동자의 하루
믹스커피가 필요해
따뜻한 신맛 부드러운 쓴맛
왜 그랬을까 그 남자
가장 큰 사랑은 용서
바나나나무 그늘 아래 잠든 이레나
꽃은 고통이 되고 고통은 빵이 되고
이스탄불을 추억하다
담푸스 마을의 그녀
내 꿈은 자연주의자
사자의 허니문
티타임
화령樺嶺
베르베르의 붉은 저녁
가보지 못한 루강의 옛 거리
겨울바다 신두리 사구
프라도에서 만난 피카소
바퀴만큼 유혹적인 존재가 있을까
유감, 고부열전
다큐멘터리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
학림다방 앞이었다
찰나
그날 도서관 계단의 금빛 햇살
자연의 시간
우수아이아
저 핏빛 붉은 배롱꽃
향기로 남은 제주
올드델리의 릭샤왈랴
7년만의 재회, 나흘의 출가
어제는 너무 멀고 내일은 너무 아득해
에미가 참 짐승스러워요
꿀벌이 살아야 인류도 산다
아프리카 아카시아가 주는 메시지
한겨울의 화양연화
찰나의 단편들
오픈 토일렛
풍경 소리
고달사지의 봄
9월, 병산 아래 병산서원
부론 가자 거돈사지 가자
걷기 예찬, 영축산 통도사
불타의 그림자가 서린 불영사
용주사와 융건릉 소나무 둘레길
불국사와 왕릉, 천년의 시간을 걷다
마곡사와 공주 공산성
나만 아는 내소사 만다라
금산사 미륵전
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삼존불
무릉계곡과 삼척 삼화사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수덕사 목어와 풍경 소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루는 부겐빌레아 울타리 앞에 선 채 물었다. “킴, 이 섬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 뭐예요?” 나는 눈앞의 꽃을 가리키며 “부겐빌레아.”라 즉답을 했다. “다음은요?” 그가 차분하게 내 입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올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답을 기다렸다. “매일 아침 무함마드가 가져다주는 커피….” “정말요? 그럼 퀸이나 밥 말리의 노래도 좋아하나요? 이 섬이 그들의 고향이란 건 알고 있죠?” 무함마드는 조금도 경솔하지 않게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 하는 듯했다.
- 1부 ‘잔지바르의 무함마드’ 중에서
여행은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을 몇 시간 혹은 며칠로 축약한 압축파일 같은 건 아닐까. 좋은 여행지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의 의미란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틈이고 쉼인 동시에 피안의 문을 여는 일종의 열쇠 같기도 하다. 그것이 차(커피)가 가진 힘이 아니고 무엇이랴.
- 1부 ‘딤푸스 마을의 그녀’ 중에서
달빛 아래 사하라사막에서 노숙, 낮 동안 따듯하게 데워진 모래밭을 맨몸으로 뒹굴어 보는 것, 바간의 달밤은 또 어땠는가. 루앙프라방 메콩강 물에 각 나라 여행자들과 하나로 어울려 몸을 적시고 비 오는 마날리 숲에서 느꼈던 짜릿함, 말라위 호수에서 원시 처녀들과 백인 노부부와의 물놀이, 리우의 새벽 바다를 온몸으로 헤엄치던 날들, 그 순간순간들이 문화와 관념과 권태라는 일상적 감옥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하게 한 유일한 희락이었음을, 마음보다 몸이 먼저 늙어가는 지금, 한때나마 꿈꾸던 원시야만의 삶, 내추럴리스트가 되고자 했고 내추럴리스트였음을, 비로소 고백하는 나는,
- 1부 ‘내 꿈은 자연주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