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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544171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3-05-01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부
겨울 담쟁이·2 / 위태로운 정원사 / 이 도시의 민낯 / 낙엽이야기 / 난제 / 사소한 것도 사소하지 않다 / 끌고 가듯 끌려가는 / 총총 우체국 간다 / 아득한 저편 / 푸른 하늘은 허공이 아니다 / 강물에 나를 띄워 / 불경의 시대 / 아무 일도 없었다 / 우리들의 바다 / 어지간히 멀리 왔나 보다 / 4월은,
2부
늦은 골목 / 상수리나무 숲 / 기억 저편 / 시작詩作 / 희미한 풍경 / 비대칭 / 풍문 / 2021년, 어둠이 이리 짙어 / 아직은 더 흘러야 / 새벽 두 시 / 어떤 일몰 / 삶의 비탈에 서서 / 오버랩 / 미술관을 나서며 / 몽돌
3부
비로소 / 이 도시는 / 저녁이 올 때 / 하루살이 / 그리움 / 묵화 / 존재의 기억 / 서러운 시詩 / 아쉬움은 다시 그리움 되어 / 가위눌리다 / 오후의 위안 / 낭패 / 손님급구 / 바람소리 / 펜의 고백 / 곡비哭婢의 강
4부
입동立冬 근처 / 관념적 / 아름다운 길 / 거미의 일기 / 불통시대 / 폐역廢驛 / 장롱 / 불안한 저녁 / 어둠에 앉아 / 그리움은 힘이다 / 간이역 / 그 길 / 구멍 혹은 동굴 / 기다림
자취를 읽다/ 봄날에 앉아
저자소개
책속에서
빛나던 날들 사라진 채
한때 유행했을 법한 아내의 부츠 몇 켤레는 흡사
독일 병정 군화 같다
내 낡은 구두들도 패잔병처럼 그 옆을 맥없이 앉아 있고
돌아온 자취들이 땀내 물씬 풍기며 기억의 조각들 하나씩
불러낸다, 아하
버리지 못한 까닭 거기 있었구나
한참을 생각에 젖어 꿈꾸듯 서 있었다
- 1부 ‘사소한 것도 사소하지 않다’ 중에서
응달진 곳엔
그늘이 밀어올린 이끼들만 배경으로 앉아
습한 채 퀴퀴하다
그렇게 어둠 오고 마지못해 가로등 켜지면
어둑한 골목으로 어디선가 묻어온 고함소리가 잠시
살아 있음을 증거한다
그러고는 그만이다
돌아보지 않는 곳에 모여
그래도 내일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꿈이라 여기며
푸른빛이라 여겨 담아온 희미한 빛 풀어헤쳐
하루를 조심스레 눕힌다
- 2부 ‘희미한 풍경’ 중에서
저 캄캄한 절규에
눈앞이 다 캄캄하다, 순간
배가 고파오는데
내 하루의 무게는 또 어찌 감당하나
여름이 이리 긴 줄 몰랐다
부질없이 식탁을 닦으며
문밖 세상 힐끔힐끔 습관처럼 내다보지만
그곳은
매번 요란하기나 할 뿐
그러는 사이 가을마저
소문 없이 왔다 덧없이 가고 말 것을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를 끌고 가는
이 난감한 시대 앞에 이제
할 말도 잃고 말아 아뜩하다
- 3부 ‘손님급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