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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542603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0-10-30
책 소개
목차
Ⅰ
첫차
파란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냉장고와 그녀
낙타
어둠의 배경
길고양이
5일장에 가면
저무는 생生의 비탈에 서면
내일을 위한 몸짓
공허한 이야기
은총의 시간
삶은,
그곳엔
내일로 가는 길목
Ⅱ
누드
헌 책을 위한 사색
이쑤시개
허전합니다
이를 후비며
수첩
소리가 말이 되어
눈물이 마르지 않는 곳
허공의 삶
유혹이란
오후의 위안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내 방은
뜨거운 은총
그렇게 봄은 올 것이고
선물
푸른빛
Ⅲ
아름답던 날들이 거기 있었네
순장
그 사내
관점
숲은, 한 채 집이다
톱질
근황
4월
한계령
마냥 쓸쓸할 뿐
날마다 잊고 살아
늦가을 산길 걷다 보면
내 안의 겨울, 사랑할 일이다
나른한 봄날
저녁의 시詩
숲의 언어
Ⅳ
자조적
이 도시는
아침을 따라가면
저녁에 앉아
대설大雪 근처
삶 한 짐 짊어지고
꽃밭
같아도 다른 세상
저무는 날에 서면
시간의 그늘
날마다 타인
인연
간극間隙
지금은 풍장 중
길을 잃다
빗소리
어제와 오늘 사이
11월의 저녁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 살배기 손자에겐
파란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그가 사는 세상은 너무도 맑고 간명해
양시, 양비 따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이전에 본 바다의 기억만 남아 아직도 그의 바다는
늘 푸르게 넘실대는 것처럼
그런 그도 언젠가 시린 아침에 서면
온갖 빛깔의 사과를 만날 것이고
온갖 빛깔의 바다를 만날 것이고
어디 그뿐이랴, 세상에도 없는 빛깔까지 두루 만날 것이다
그럴 때 가슴은 막혀
맑고 간명했던 한때의 세상 몹시 그리워도 하겠지
어쨌거나 지금
네 살배기 손자에게 파란 사과는 결코
사과가 아니다
- 1장 ‘파란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저무는 생生의 비탈에 서면
아버지의 시계는
멈춘 지 하마 오랜데
때때로 나는 아버지의 시간 속에
갇힌다
그곳은 늘 그늘이 깊어
아래로 가라앉는 당신
한숨과 신음과 바람이 있을 뿐이지만
그 한숨과 신음과 바람은 지금도 내
느슨한 삶 곧잘 흔들어 깨우며 빛으로 와
언제나 당신 사랑인 것을
저무는 생生의 비탈에 서고서야 비로소
안다
그러기에 자주 막혔던 당신 삶
이제는 지우지 못할 그리움 되어
가슴 안쪽 밀물인 듯 밀려와 내 안에 오래
머문다
-1장 ‘저무는 생生의 비탈에 서면’
돌아서면 그만인,
그와 나눈 악수는 오늘도
허전하다
너는 너만을 지키고 나는 나만을 지켜
단지 스쳐가는 바람 같아 너와 나
날마다 타인이다
웃음도 눈물도 가면이 되어
서로를 더 깊은 늪 속으로 끌고 가는 삶의 그늘
한 번만이라도 진정
걷어낼 수 없을까, 하지만
바라보는 곳이 달라 언제나 불안타
시나브로 가슴엔 금이 가고 끝내
아픔으로 쌓여
삶의 그늘은 더 짙어만 갈 뿐
어느 때, 우린
따뜻한 악수 한번 나눌 수 있을까
-4장 ‘날마다 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