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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무궁한 빛깔

슬픔의 무궁한 빛깔

이연주 (지은이)
청어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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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무궁한 빛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슬픔의 무궁한 빛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607050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9-11-20

목차

작가의 말

자전거 훔쳐 탄 녀석
세상에 없는 토끼와 호랑이
마지막 봄날
항구를 떠나다
공처가 고상한
아주 특별한 조등(弔燈)
하룻밤 전쟁
석류와 RAINBOW
친구를 찾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환해지는 풍경

해설_기원과 맞닿는 이야기들
_엄창석(소설가)

저자소개

이연주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경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현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리운 우물』 『슬픔의 무궁한 빛깔』 『사랑의 저편』과 장편소설 『탑의 연가』 『최 회장댁 역사적 가을』 『염원의 밤』을 출간했다. 대구소설가협회장과 정화중·여자고등학교장을 역임했고, 〈대구문학상〉과 〈금복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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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전거 훔쳐 탄 녀석


아내는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텔레비전에서 어느 한심한 놈이 그런 강의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을 괴롭히는 101가지 방법 중, 듣는 척하며 지며리 침묵하기. 아내는 아침부터 새로운 수법을 들고 나왔다. 현관을 나서며 퇴근하는 대로 옥실엘 다녀오마고 존조리 알렸으나 아내는 고집스럽게 듣는 척만 했다. 함께 등교하던 중학생 딸이 보다 못해 참견했다. 아빠, 오늘이 또 그날이야? 나는 금세 아내의 수법을 배워 써 먹었다.
“이 쌤, 무슨 일인데?”
종료 버튼을 누르고 안전벨트를 매는데 임현우가 따졌다. 내 옆의 건너 자리에 앉아 있던 임현우가 화장실 가고 없기에 이때다 싶어 도망쳤는데, 귀신같이 알고 식당의 전용 주차장까지 뛰어왔다. 나는 유리창을 반쯤 내리고 멋쩍게 웃었다.
“꼭 가야 돼?”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찌르고 건너다보는 임현우의 눈빛이 애틋했다.
“미안하다.”
“알았다고. 내일 보자.”
허탈한 표정의 임현우가 담배를 빼 물었다. 나는 유리창을 올렸다.
올봄에 나는 임현우의 권유로 배드민턴 동호회에 들었다. 하필 오늘이 월례회가 있는 날이었다. 사범대학 과 동기인 임현우는 나보다 일 년 먼저 전근 와 있었다. 임현우는 모임이 끝나면 머리도 식힐 겸 나와 한잔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도 요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임현우에게 정말 미안했다. 공교롭게 날이 겹쳤다.
나는 출발하며 오디오를 켰다. 아침에 출근하며 듣다 만 쇼팽의 녹턴이 저물녘의 물안개처럼 피어올랐다. 두 시간쯤 멍 때리고 있으면 낯익은 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은 고비늙은 노파처럼 볼품이 없어졌지만, 한때는 마을 사람들을 먹여 살리던 젖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저수지를 ‘옥골못’이라 불렀다. 그 저수지를 끼고 다시 산속으로 한참 올라가면 나, 순호, 소희가 태어나고 자란 옥실이 있다. 면소재지에서 십 리나 떨어진 마을에서 다시 오 리를 더 발품을 팔아야 가까스로 나타나는 두메였고, 다섯 집이 전부였다. 유신이 일어나던 해 한 달 간격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태어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볼 것 안 볼 것 다 보고 자라 스스럼없었고, 친형제처럼 띠앗 좋게 지냈다. 우리는 면소재지의 초등학교는 물론 읍내의 중·고등학교도 함께 다녔다. 읍내까지는 이십 리가 실한 길이지만 등굣길만큼은 늘 함께했다. 누가 그러자고 한 것도 아닌데 동구 앞 느티나무 밑에서 서로를 기다렸다가 나란히 출발하곤 했다. 옥골못 옆 개울을 건너고 몇 개의 마을과 들판을 지나고 다시 강둑을 따라 아스라이 이어지는 등굣길은 사철 시고 음악이고 그림이었다.
순호에겐 우리보다 두 살 아래인 여동생이 있었다. 얼굴이 익은 도토리처럼 야무지고 눈동자가 유독 까맸던 순영은 늘 우리 틈에 끼이고 싶어 안달했다. 그러나 순호는 턱도 없었다. 어쩌다 심부름 시킬 일이 있거나 짐을 들릴 일이 있을 때만 순호는 큰 선심을 쓰듯 걸음을 늦추어주곤 했는데, 착한 순영은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마음에 그 수고로움마저 흔쾌히 감내했다.
며칠 전에, 그 순영을 학교에서 만났다. 정확히는 현관에서 외곬으로 맞닥뜨렸다. 나는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상진의 어머니를 배웅하는 길이었고, 순영은 담임의 상담 요청을 받고 급히 들어오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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