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608521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0-06-20
목차
작가의 말 • 4
첫 머리 • 8
신혼여행 • 9
신고식 • 21
재회 • 27
약점 • 36
대리부모 • 44
아주 긴 이별 • 51
일탈을 꿈꾸다 • 60
스무 살 신부 • 67
시집살이 1• 74
새 생명 잉태 • 96
뒤웅박팔자 • 101
시집살이 2• 106
폭풍 속에서 • 112
길 찾기 게임 • 116
심술보 • 122
집시의 노래 • 129
기약된 이별 • 143
모르면 약이다 • 149
충격의 벽 • 157
시한부 • 167
오류의 맥가이버 • 170
슬픈 계절 • 172
아버지 • 185
책이 불타던 날 • 189
노블레스 오블리주 • 202
귀촌 • 205
보따리장사 • 208
모정 • 223
대박의 꿈 • 232
덧없는 시간들 • 237
제로섬 게임 • 243
3세대 항암제 • 247
저자소개
책속에서
첫 머리
‘터분’이란 이름의 장 여사는 내 남편을 낳아준 시어머니다. 시아버지의 늦깎이 부인이면서 우리 두 아들놈의 할머니이다.
나는 때늦었지만 이제 와서 천상으로 가고 없는 장 여사에 대한 기억들을 구구절절 회상해보려 한다. 내 남편을 낳아 평범하게 길러 결혼까지 시켜 준 장 여사의 지난날 실상들을 이제 와서 왜 공개하느냐고, 따져 물으면 할 말은 그거다. 장 여사는 내 남편의 어머니란 신분을 내세워, 내 아들놈의 할머니인 지위를 능가하여,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내게 주저리주저리 안겨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때 받은 아픈 상처와 스트레스로 하여 오늘 날 폐암까지 앓게 된 나의 속내를 털어놓는 의미에서이다. 살아 있을 때, 장 여사가 상처를 준 말이나, 군림한 갖가지 일들을 대충만 기억해도 내 표정은 금방 일그러지고 우울해진다. 아니, 나의 흘러간 시간들이 속 쓰라린 나머지 흐느적흐느적 기운이 빠져버린다. 정말 유감인 것은 장 여사가 내 젊은 시절에 제공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젠 6개월이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시한부 족쇄로 여위어 가는 내 인생이 서러워 자지러진다 할까, 갓 스물에 코를 꿴 시집 살던 때의 가슴앓이를 잊을 수 없어 뼛골이 마디마디 저리다 할까, 목청 터지게 통곡을 해도 부족하리만치 허탈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