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58731380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9-07-0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난 금요일이었어. 미스터리 메뉴의 날이었지.
내가 어쩌다 급식 시간에 좀 늦었지 뭐야. 그건 나 같은 채식주의자에게는 치명적인 실수였어.
너희도 알겠지만 뭐든 가리지 않고 먹어 대는 녀석들이 그나마 덜 끔찍한 채소 반찬을 다 먹어 치워 버린 바람에 먹을 만한 게 거의 남아 있지 않았거든.
"죄송한데요, 혹시 채식주의자를 위한 다른 메뉴는 없나요?"
"흠, 주방에 뭐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마."
주방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어쩐지 불안했지. 주방 여사님들이 새 반찬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 그것도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고 봐.
마침내 여사님이 들고 나온 반찬은 사람이 먹는 음식 같아 보이진 않았으니까.
절대 먹지 말았어야 했지.
화장실에서 48시간을 꼬박 보내고 나니 궁금해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 뭐야.
1. 난 왜 이 타일 바닥에서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걸까?
2. 내가 다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3. 언제 내가 이런 색깔이 나는 음식을 먹었지?
4. 나는 언제쯤 멀쩡해질까?
5. 이러다가 앞으로 학교에서 만든 따끈한 음식을 보기만 해도 겁부터 나는 건 아닐까?
나는 낑낑거리면서 간신히 변기로부터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 모르긴 몰라도 분명 더 이상 나올 것도 없을 거야. 나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방으로 돌아가 침대로 겨우 기어 올라가 누웠어. 속이 텅 비고 몸에서 생기가 다 빠져나간 기분이었지.
옆에 놔두었던 휴대 전화에서 소리가 났어. 니키가 보낸 카톡 소리였지.
니키는 나랑 가장 친한 친구야. 절친이지. 같이 있으면 항상 재미있거든. 뭐 대부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