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58732028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1-05-31
책 소개
목차
1장 폭풍
2장 피로슈카
3장 검은 고양이
4장 문신
5장 보트를 타고 나타난 소년
6장 달팽이
리뷰
책속에서
집 주변의 거센 바람이 굴뚝으로 기어 들어가 앓는 소리를 내고 슬픔에 젖은 채 울부짖었다. 난 그 소리를 이기고 캐시가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려고 거의 고함을 지르다시피 말했다. 캐시는 아무 불평 없이 가만히 앉아서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몰입해서 귀를 기울였다.
“이어 끔찍한 살육 장면이 펼쳐졌다.”
난 책을 읽어 나갔다.
“밧줄에 포박당한 선원들은 뱃전 옆의 출입구로 질질 끌려갔다. 반란자 일당이 희생자를 한 명씩 배 반대편으로 밀면, 기다리고 서 있던 요리사가 도끼로 머리를 내리쳤다.”
무시무시한 강풍이 헛간 문을 확 열어젖혔다가 다시 쾅 하고 닫기를 한 시간 남짓 계속 반복했다. 그래서 문밖에서 들리는 쾅쾅 소리도 바람이 문을 뒤흔들어서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누군가가 여관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걸 깨닫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퍼의 잘린 손이 갑판에 떨어져 있었다. 마치 흉측한 게가 갑판에 올라앉은 듯했다. 손등의 해골 문신이 빤히 톰을 노려보고 있었다. 톰은 혐오스러운 광경에 욕지기가 솟아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고는 하퍼의 손 밑에 발을 슬며시 밀어 넣어 가장 가까운 배수구 쪽으로 튕겨 보낸 뒤 배 밖으로 차 버렸다.
그 순간, 톰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소름쫙 끼쳤다. 누가 범죄 현장을 목격한 것일까? 톰은 두려움에 떨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처음에는 어둠에 잠긴 배의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돛대 옆에서 작은 움직임이 느껴지더니 이내 톰을 불안에 떨게 했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배에서 키우는 고양이 피치였다.
피치를 보자 톰은 피식 웃음이 났다. 사실 톰은 피치를 좋아한 적이 없었다. 하퍼와 연결된 존재인 데다, 너무 새카매서 피와 살을 지닌 생명체라기보다는 그림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목격자가 동료 선원이 아니라 멍청한 짐승이라는 사실에 너무 마음이 놓여서 고양이에게 입이라도 맞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피치가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등불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고는 마치 나무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요히, 그러나 적의를 뿜어내며 톰을 노려보았다.
톰이 벌인 짓을 고양이가 본 걸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고 있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