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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2562
· 쪽수 : 137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새 13
옛살라비 14
등꽃 16
오동꽃 피기 전 18
낙마(落馬) 메시지 20
봄밤 22
죽은 사람 24
못은 나무의 역사를 만든다 26
능소화 28
선운사 동백숲 29
붉은 넝쿨장미 30
자귀화 필 때 32
프리지어를 든 남자 34
잠 안 오는 밤에 쓴 시 36
제2부
윤회 39
동백 40
복수초 42
구석 43
처서비 44
십일월 46
심향사 48
가야금 50
달개비 51
청설모 52
아쟁 소리 54
포플러나무 56
국화 57
밤 눈 58
숟가락 60
제3부
청피리 63
발자국 64
문 65
겨울, 여덟 시발 기차 1 66
겨울, 여덟 시발 기차 2 68
국화 2 70
목련 71
여음(餘音) 72
터 74
막쥔금 76
차[茶] 78
망해사(望海寺) 80
아이 82
안개 84
달개비 2 85
내가 그린 그림 86
제4부
한로(寒露) 89
혼자 있는 것들 90
첫눈 92
가난 93
폭설 94
동행 96
당신의 손 98
산중에게 준 집 100
바둑 두는 할아버지 101
비단풀 102
남포추어탕 집 104
무화과 106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108
지음(知音) 110
별점 111
오후 일곱 시 112
해설 ‘더 깊고 짙은 어딘가’에 이르기까지의 도정 113
/이성혁(문학평론가)
책속에서
선운사 동백숲
선운사 절문 앞에 늦도록 앉아 있었네
꽃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다보고 있었네
죽음이 이미 와 있는 방문 앞보다
더 깊고 짙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꽃들
동백을 홀로 바라본다는 일은,
큰 산 하나 허물어져 내릴 만큼 고독한 일
어쩌면 기억도 아득한 전생에서부터
늑골 웅숭깊도록 나는 외로웠네
꽃핀 숲보다 숲 그늘이 더 커 외로웠네
하여 봄볕에 흰 낯을 그을리며 나는
선운사 절문 앞에 한 오백 년 죽은 듯이 앉아
동백이 피고 지는 소리를 다 듣고 말았네
큰일 치룬 뒤의 동백숲이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는지를 다 알고 말았네
이제 붉은 피가 돌았던 내 청춘은
이끼 낀 돌담 속에나 묻어둘 테지만
고난이 더할수록 가슴은 설레어
선운사 동백숲에 작은 위안이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