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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분하고 너무 때늦은

너무 과분하고 너무 때늦은

진해령 (지은이)
문학의전당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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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분하고 너무 때늦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너무 과분하고 너무 때늦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3033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17-02-20

책 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247권. 2002년 『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진해령 시인의 첫 시집. 1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첫 시집을 통해서 시인은 자신의 체험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아프거나 슬픈, 혹은 쓸쓸한 과거지사를 계속해서 더듬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정치망에 걸린 총알오징어처럼 13
점 위의 생 14
수학의 정석 16
더티 파이터 18
한낮의 닌자 20
외투 22
축구를 보다가 24
카네이션 26
밤의 캐시 코너 28
심연 30
징벌기(懲罰記) 32
십일월 34
섬 36
마요네즈 만들기 38

제2부
오후의 분식집 41
은대리 42
문현동 삽화 44
동광동 46
문배동의 봄 48
남종 가는 길 50
산천동 52
삿뽀로, 눈보라 그리고 어머니 54
가을 외포리 56
남영역에서 58
파고 60
신안 섬 이야기 62
용산역 64
석모도 66

제3부
입춘 무렵 69
봄, 안부 70
링반데룽 72
천식 74
놓아줌에 대하여 76
소망 산부인과 78
남해 기행 80
조춘(早春) 82
모과 84
투병기 86
질긴 것들 88
상처가 길을 만든다 90
어미 92
부의 94

제4부
희망 빌라 97
풋감 98
봄을 짜는 여자 100
나무들 102
노파들 104
큰 새 106
목요일 108
저어새는 없다 110
피안국도 112
갈증 114
물집 116
봄날은 간다 118
꽃무릇 120
하노이, 하노이 122
사라방드 124

해설 | 상처가 만든 길 125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저자소개

진해령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졸업했다. 2002년 『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상처가 만든 길

길이란 헤매라고 있는 것
날 궂으면 욱신거리는 마음은 벌써 육체를 떠나
세상 구석구석을 떠돈다
마음이 안 가본 길도 있을까
저 눈보라 자욱한 길 한 귀퉁이에
네가 우두커니 서 있을 것 같은 막막한 기대는
검문소 앞에서 종종 수신호에 걸리곤 했지

얼어붙은 세월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바람조차 모로 부는 경춘 국도
서둘러 어두워지는 산비탈 아래
희미하게 엎드린 막국수 집에서 시장기를 부린다

구차한 내력이 있는 대로 너덜대는 행주로
그나마 식욕을 이리저리 쫓으며
구부정하게 묻는 사내도
그저 하나의 풍경일 뿐
방하리 쪽에서 떠내려 온 불빛 몇 개
다리에 걸려 잠시 주춤대지만
결국 하류로 흘러갈 것이다

상처도 쌓이면 길이 된다
아니 상처가 길을 만든다
「상처가 길을 만든다」 전문

시인의 유년기와 성장기가 어떠했을지, 대강은 짐작이 간다. 가난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궁핍과 고독은 시를 쓰게 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때 · 그곳에서 보았던 그 사람들의 사연을 들려주고 싶어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지난날의 상처가 시를 쓰게 한 것일 테니, 상처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상처가 만든 그 길로 걸어왔더니 시인이 되어 있었다. 상처가 없었다면? 시를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시인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누구도 치료해줄 수 없는 상처를 시어로 다독이는 것이 시인의 운명일 터, 세상의 모든 시는 상처 치유 과정의 고백일지도 모른다.


굴욕이나 얼룩 없는 삶이 어디 있는가
바닥을 짚었으니 이제는 일어서는 일뿐
정말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될 때
기차는 언제나 종착역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풋감」 끝부분

인생이란 거듭해서 다시 일어서고 거듭해서 다시 출발하는 것임을 자각했기에 이런 시가 나온 것이 아닐까. “바람 기척도 없이 땅에 떨어져/으깨진 풋감”을 보고 시인은 “짐을 지지 않아도 어깨를 짓누르는 생의 무게”를 느낀다. 그리고 이 풋감의 낙하가 있었기에 “그 덕에 남은 감들은/마음 놓고 단맛을 들인다”고 한다.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80퍼센트 이상 시인의 체험담이라고 여겨지는 시편이 있다. 어머니가 나오는 몇 편의 시가 그렇다.


엄마가 떠난 후 문득 마른 흙을 뚫고
힘겹게 꽃대가 올라왔다
가느다란 줄기마다 거뭇한 반점
병 깊은 엄마의 앙상한 다리
다리가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되자
기어서 계단을 올라가던 엄마
호오이 긴 숨을 내쉬면서 간신히 밀어올린
부실한 생,
「갈증」 부분

여기서 떠났다는 것은 이별인가 사별인가. 아마도 사별일 것이다. 그 “부실한 생”을, 아픈 엄마를 버렸다는 자책감은 오래도록 시인을 괴롭혔을 것이다. 생. 로. 병. 사. 누가 이 수레바퀴를 멈추게 할 수 있으랴. 죽음만이 멈추게 할 수 있을 뿐. 이 시 외에도 「카네이션」이나 「조춘(早春)」을 통해서 독자는 진해령 시인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의 목숨은 어떤 경우에는 모질지만 어떤 경우에는 만지면 뚝 꺾이는 겨울 나뭇가지처럼 너무도 쉽게 이승과 작별한다. 시인이기에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거듭 반추하며 형상화하게 되는 법이다. 어미 표범이 사냥꾼에게 잡혀 갔든 어찌 되었든지 간에 새끼는 또 하루하루를 먹고 살아가야 한다. 목숨이란 이렇게 비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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