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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

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

박소언 (지은이)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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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129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1-04-28

책 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 338권. 2015년 《심상》으로 등단한 박소언 시인의 첫 시집. 감각적인 문체를 바탕으로 추상적 관념이나 개념에 휩쓸리지 않고 비유적 사물, 즉 객관적 상관물을 적절하게 선택해서 자신의 시적 특성을 풍요롭게 가꾸어 놓았다.

목차

제1부

공 13
쪽방 14
그가 16
벽화 17
그 남자의 뿔 18
부부 20
물고기자리 22
섬 24
소통 25
배웅 26
상자 멀미 28
꽁초 29
각(角) 30
느리게 가는 상점 32

제2부

외출의 꿈 35
완(碗) 36
어머니의 마중물 38
얼음꽃 40
밥 42
리옹 43
붉은 스웨터 44
망초꽃 46
고팽이 48
최후의 만찬 50
팔이 아프다 52
백모란 54
누에의 방 56
아버지의 손 58

제3부

연못 61
금강을 바라보며 62
바다를 깁는 여인 64
홍시 66
봄봄 67
가시의 힘 68
가을 산 70
바다로 가는 계단 72
하얀 리본 74
꽃무릇 75
잃어버린 봄날 76
저수지 78
천태산 은행나무 80
질경이 82
불두화 84

제4부

그 여자의 눈 87
따뜻한 알 88
돗통시 90
명품을 찾아서 92
문어의 꿈 94
실을 감는 부부 96
속과 속 사이 98
젖줄 여행 100
청풍 102
영정을 만나다 103
이총(耳塚) 104
혼불에 물들다 106
잃어버린 여자 108
퍼즐게임 110

해설
탈은폐(隱蔽)의 뜨거움과 차가움 / 백인덕(시인) 111

저자소개

박소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금산 출생 2015년 《심상》 등단 202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동서문학상, 백교문학상, 홍성디카시상 대전시인협회회원, 동서문학회 회원 저서 『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 디카시집 『바다가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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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짜놓은 관 같다. 일정한 거리 없이 S자로 둘러싼 풍경 속에 발걸음이 멈춰 섰다. 울퉁불퉁 뒤뚱뒤뚱 꾸부렁한 길뿐이다. 차가운 시멘트벽에 박힌 쪽방이 궁금하다. 툭 터진 하늘을 파먹은 음습한 바람이 쪽문에 매달려 덜컹댄다. 문을 열고 들여다보고 싶은 비밀의 방과 방, 그 속에서 낮게 접은 몸을 눕힐 수는 있을까. 쪽방을 지켜주는 차가운 자물쇠도 제 소임을 잃었다. 지켜야 할 것이 남아 있을 때 몸도 뜨거워지는 법이다. 속내를 드러내기라도 할 양 탁한 기침 소리 내뱉는 비좁은 골목, 기력이 쇠한 굽은 등만이 유일한 세상 같다. 석양을 좇아 앞서 간 사람들이 남긴 여백을 따라가다 보니, 다 타버린 연탄 두 장의 하루가 생계형 보험으로 남아 있다. 차가워진 수십 개의 구멍 속에서 헛김만 빠져나온 건 아니다. 산소 같은 온기가 뜨겁게 피어날 듯하다. 어두컴컴한 바람을 밀며 온기 저장고 속으로 더디게 다가가는 길, 희미한 불씨 한 점이 살아 움직인다. 언젠가 붉은 입술 뜨겁게 불태우며 먼바다를 꿈꾸던 그 기운 같다. 옆방의 이야기며 쪽방을 담 삼아 삐뚤삐뚤 걸어가는 낯설지 않은 발소리 같다. 쪽문을 열고 사라져간 하루치의 불꽃, 마지막과 시작이 공존하는 쪽방과 외길 사이에 큰 달이 드리운다. 막다른 골목에 달빛을 가둘 순 없는 일, 그저 느리게 외길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 「쪽방」 전문


지구의 문을 열고 출근하는 남자
창문 열고 배웅하는 여자
일 년 삼백육십오 일을 하루같이
실눈 뜬 어둠도
밤새 지쳐 희미해진 달빛도
남자의 출근길을 엿보고 있다
차갑고 딱딱한 우주선에
몸을 구겨 넣는 남자를
길게 목을 뺀 여자가 먼 눈빛으로 바라본다
자동차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고만고만한 잔별들이 헤죽헤죽 웃고
작은 별과 지구 사이에 뜬 우주선처럼
외각 진 그 길을 곁눈질 한번 없이
습관처럼 달려가는 남자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지
불안에 휩싸이는 여자
너무 멀어 갈 수 없는 어느 별 앞에서
지구라는 둥지를 떠올리며
부랴부랴 돌아오겠지
온종일 챙기지 못한 속내가
붉은 노을빛에 걸릴 때
멀리 달아나지 못한 남자가
달콤하게 포옹하는 여자가
궤도를 그리며
시린 바람을 끌어안는다

사후에는 그녀가 지구의 문을 열 것이다
- 「배웅」 전문


어머니의 몸이 비단처럼 곱지만 금방이라도 깨질 듯합니다. 바싹 오그라든 젖가슴은 푹 꺼진 풍선 같고 올곧던 부드러운 목선은 얄팍하게 힘을 잃었습니다. 손마디는 휘어진 활 같고, 야무지게 발끝까지 씻겨주던 그 도톰한 손등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퀭합니다. 굳은살이 갑옷을 입고 껍데기만 꿈지럭꿈지럭 각질만이 연명 중입니다. 통증조차 감지 못하는 걸까요. 혹한 시절에도 한평생 자리를 지켜온 굽은 등의 표정이 따끔따끔 빛나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촉감과 따뜻한 체온은 어머니의 귀한 정원입니다. 정붙일 곳을 찾고 있는 걸까요. 속내를 보여주기 싫은 듯 있는 힘을 다해 안쪽으로 오므라드는 다리 사이가 퍽 슬픕니다. 어머니와의 기억들이 깊숙한 곳으로 낮게 똬리를 틀며 자꾸만 선명해집니다. 담홍색과 살빛이 눈부시던 몸피는 좀먹어 낡은 구멍만이 작은 소리를 냅니다. 쭈룩쭈룩 빠져나가는 수혈을 막을 수는 없는 걸까요. 물 마른 살갗이 개운하다고 꽃보다 더 환하게 수수한 냄새 번지며 미소 지으시는 어머니. 먼 곳으로 외출을 꿈꾸고 계시는 걸까요.
― 「외출의 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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