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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556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2-07-29
책 소개
목차
제1부
독새풀 13/무당벌레 14/허물을 벗는 동안 15/독(毒)이 된 말들 16/수목장 18/헌혈 19/장정소포 20/똬리 22/신기한 요술 23/엄마의 뒤꼍 24/저승으로 간 틀니 26/고두밥 생각 27/엑스레이 사진 28/새로운 연애 30/빨간 명찰 32/시엄씨 34
제2부
탕약 37/정화수 38/아버지의 등짐 40/매화는 왜 피는가 42/저 나뭇가지에 누가 풍등을 43/참깨를 볶으며 44/코뚜레 46/아부지 생각 48/몽당 빗자루 49/뻐꾸기가 한낮에 우는 이유 50/돌배나무 집이 그립다 52/시금치를 데치며 54/쥐불놀이 55/팔월 복숭아밭 56/북어 58
제3부
해 뜨는 사진관 1 61/해 뜨는 사진관 2 62/해 뜨는 사진관 3 64/해 뜨는 사진관 4 66/해 뜨는 사진관 5 67/카메라 셔터 누르듯 68/교복을 다리며 70/가끔 아픈 말 72/빛나는 것들 74/빨랫방망이 76/정류장 풍경 77/늦가을 북성로에서 78/회룡포에서 아버지 굽은 등을 보다 80/저녁이라는 말이 참 따뜻하다 82
제4부
한글 공부 85/나이팅게일 선서 86/격황소서(檄黃巢書) 88/세한도를 보는 겨울 90/행복의 의미 92/왕해국(王海菊) 93/슬픈 유품 94/수다사(水多寺) 96/연악산 황톳길 98/유심무심(有心無心) 100/무을 저수지 101/고향집 툇마루 102/가재 잡이 104/관계 106
해설 공광규(시인) 107
저자소개
책속에서
독새풀을 뜯는다
엉거주춤 등 굽은 허리
남은 한 포기까지 찾아내 뿌리째 뽑는다
날카로운 잎사귀에 손가락이 베어
뚝뚝 핏물이 떨어진다
며칠만 지나면
무릎 높이로 수북이 올라와
독사보다 더 독하게 고개 쳐들던
독새풀은,
순한 사람도
독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독사풀이다
— 「독새풀」 전문
우물가 맷돌에서 불린 콩을 간다
걸쭉해져 젖빛이 된 콩물을
큰 가마솥에 쏟아부어 장작불을 지핀다
몽글몽글 떠오르며 서로 엉기는 것이
예전 너와 나의 사랑이다
몸놀림이 부산하다
몇 방울의 간수를 떨어뜨리자
일순 적막이 흐른다
한 몸이 되어 뒤엉킨다
아, 간수는 독인데, 독을 넣다니!
마음이 어지럽게 흔들리고
순두부 응어리들 자루에 담아
주둥이 꽁꽁 묶어
널빤지 깔고 올라선다
말랑말랑 김이 나는 두부
가로세로 반듯하게 썬다
눈 질근 감고 독을 먹어본다
살면서 조금씩 독이 된 말들
독이 든 엄마의 말들이 피부 깊숙이
뼛속 깊숙이 켜켜이 쌓인다
아아, 간수(看守), 간수
독이 된 말들이 나를 키웠다니
— 「독(毒)이 된 말들」 전문
툇마루에 앉아
아버지 숯불 피우는 것을 보았다
무슨 큰일이나 하시는 것처럼
얼굴 근육을 잔뜩 굳히고
아버지는 약탕관에 연신 부채질을 했다
유독 병약한 막내 여식 살려보겠다고
모든 것을 탕약에 걸었으리라
그리곤
긴 하루가 지나갔다
약탕을 거쳐 진하게 우려낸
아버지의 즙액(汁液)을 마셨다
한 방울이라도 남길까 봐
아버지는 끝까지 약사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탕약」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