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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9251856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16-09-0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아빠가 세상의 모든 딸에게
01. 남자아이들
02. 10대의 두려움
03.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04. 약물과 술
05. 폭력
06. 우울증
07. 행복에 이르는 세 가지 열쇠
08. 반려동물
09. 학교
10. 직장
11. 텔레비전, 기술, 대중매체
12. 영화
13. 규칙 위반
14. 죽음
15. 공존공영
16. 후회없는 삶
에필로그_마지막으로
아빠의 마지막 조언 60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우리는 마치 고대로부터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의식이라도 발굴하듯이, 사춘기에 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을 찾아내고야 말았단다. 아주 간단하지만 무척이나 황홀한 병 돌리기 게임 말이야! 만약 내 기억이 맞다면, 1985년 7월의 어느 후텁지근한 밤이었을 거야. 여드름투성이인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인 채 둥글게 모여 앉아 숨죽이고 있었지. 우리는 팽그르르 돌아가는 펩시콜라 병을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었어. 그 병이 멈추는 방향에 앉은 친구와 난처하게도 입맞춤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방금 내가 돌린 병이 내가 3학년 때부터 무지무지 좋아해온 아만다 스튜어트를 향해 멈추자, 나는 꿈인지 생신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어. 떨고 있는 어릿광대처럼, 눈을 감은 채 그녀를 향해 조금씩 다가갔지. 그런데 사실은 너무 서툴러서 들쭉날쭉한 내 치아교정기와 도마뱀같이 제멋대로 날름거리는 혀로 그녀를 찔러댄 셈이었단다. 그 일이 있은 후로 나에게 어떤 변화가 온 것 같았어. 마치 내가 금은보화로 가득 찬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문을 열기라도 한 것 같았지.
사랑이 끝나는 고통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아. 네가 좋아하는 노래나 아이스크림도, 가장 친한 친구나 네 아빠도 그 고통을 치료해줄 수는 없어. ‘첫사랑의 아픔’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거니와 하루하루 흘리는 눈물과 함께 쫓아내는 수밖에 없거든. 바라건대 네가 내 충고를 받아들여서 너를 사귈 만한 자격도 없는 녀석에게 너무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전에, 좀 더 기다렸으면 좋겠구나. 언젠가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야. 남자 친구를 고를 때는 꼭 상식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해주렴. 만약 네가 어느 날 밤에 축구를 잘하는 어떤 녀석을 집에 데리고 와서 너무 성급하게 관계를 해버린다면, 나는 권총으로 자살해버릴지도 몰라. 그러니 나를 위해서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 물론 그놈의 감미로운 미소와 앙증맞게 드러나는 송곳니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남자 친구의 겉모습보다 그 아래에 숨은 영혼을 보려고 노력하렴.
네가 콘돔을 역겨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조그만 라텍스 조각의 사용 여부에 따라 해롭지 않은 경험을 할 수도 있고 후회로 얼룩진 삶을 살게될 수도 있어. 물론 콘돔이 성병이나 임신을 100퍼센트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꽤나 효과가 있거든. 콘돔은 쉽게 찢어질 수도 있고 우유처럼 유통 기한이 지났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야 해. 콘돔이 사용 중에 찢어지면, 무방비 상태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앞서 언급했던 모든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어. 나도 17살 때를 비롯해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어. 여자 친구가 매달 치르는 행사를 기다리는 몇 주 동안 생지옥이 따로 없었지. 다행히도 최악의 경우는 피했는데, 10대에 아빠가 되면 어쩌나, 밤마다 울며 한동안 진땀을 흘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