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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범죄문제
· ISBN : 9791159920165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데이트 강간 약물 / 성도착증 ‘자기색정사’ / 보험금 노린 살인 혹은 자살 /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 성전환 여성, 7년 만에 한을 풀다 /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 정관수술한 연쇄성폭행범 /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 지능적 칼잡이는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 급성 수분중독 /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 불탄 그녀의 마지막 호흡, 아들을 지목하다 / 20대 얼짱 여성, 죽은 뒤에 성형수술한 덕을 보다 /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 여성, 6년 만의 대반전 / 피살 20대 여성,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 이름이… /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 살인자를 가리키다 / 헤어드라이어로 부인을 살해하다 / 두려움이 만든 ‘복합자살’ 누명을 벗겨준 거짓말탐지기 / 청장년 급사 증후군 / 억울한 죽음의 단서가 된 치아 / 별무늬 자국의 비밀 / 살인 진실 밝혀낸 토양감정 / 살인현장에 남은 ‘그’의 립스틱 / ‘파란 옷’을 입었던 살인마 / 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 다발성 손상이 남긴 진실 /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 살해돼 물속으로 던져진 시신들 / 첫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 / 살인사건의 유일한 증거 / 억울한 소녀의 죽음 / 토막 시신 전철역 화장실 유기사건 / 마약에 눈먼 그녀의 엽기적 살인 / 죽음의 순간을 담고 싶은 사진사 / 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 24시간 내에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범죄자가 건넨 ‘악마의 술잔’을 들이켜면 15~30분이 채 안 돼 약효가 나타난다. 차츰 기분이 좋아지다가 그게 심해지면 주체 못할 졸음이 쏟아진다. 한 시간쯤 지나면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의식을 잃는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만취한 여자를 남자가 부축해 술집을 나가는 것 정도로만 비친다. 중독증상이다. 특히 GHB 등은 중추신경억제제로 사용되는 까닭에 다량이 사용되거나 알코올과 함께 몸 안에 흡수되면 발작과 심장마비, 호흡기장애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극소수는 성폭행을 당한 뒤 곧바로 깨어나 부분적이나마 기억을 되찾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술이 과해 필름이 끊어지는 ‘일시적 기억상실Black Out’ 정도로 여기기도 한다. 신체에 이상을 느껴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기억은 파편처럼 흩어져 스스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마약류를 이용한 성폭행의 신고율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고 말한다. 기억이 전혀 안 나니 상상에 상상을 더해 한층 심하게 자책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차는 낭떠러지로…
2002년 2월 10일 오후 4시 15분. 경남 진해시(현 창원시)의 해변도로를 순찰하던 경찰은 도로변에 쓰러져 있는 30대 남자를 발견했다. 부인과 사별한 후 인근에서 양식업을 하며 건실하게 살아오던 A(당시 38세)씨였다. 뺑소니였다. A씨는 겨우 숨은 유지했지만, 의식은 없었다. 몸에서 풍기는 진한 알코올 냄새는 그가 사고 직전까지 상당량의 술을 마셨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A씨는 이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그 전날 A씨와 술을 마셨다는 동료 세 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1차를 마친 후 노래방으로 2차를 갔고 그곳에서 헤어졌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는 없었다. 사고현장은 횟집이 모여 있어 늦은 시간까지 취객이 몰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사고 당일은 설 연휴 전날이라 대부분의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았다. 경찰은 명절 전날 새벽에 인근을 지나는 차량은 활어운반차량뿐이라는 판단 아래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었다.
A씨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이었다. 가슴에는 타이어가 몸을 타고 넘어가면서 생기는 역과손상轢過損傷, run-over injury이 남아 있었다. 자동차가 사람을 타고 넘으면 바퀴가 누르면서 회전하는 힘에 의해 근육과 피부가 벌어져 생각보다 심하게 상처가 난다. 특히 차가 급제동하면서 몸을 타고 넘으면 바퀴에 강한 전단력(맞닿은 두 면에 크기가 같은 두 힘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평행하게 작용함)이 생기면서 사지가 절단되기도 한다.
그러나 A씨를 치고 간 차는 경찰의 추정처럼 활어운반트럭은 아닌 듯했다. 바닷물을 잔뜩 실은 활어트럭이 남긴 흔적 치고는 가슴 주위의 타이어 자국이 선명치 않았다. 운전자가 급제동하면서 도로에 나타나는 스키드마크(타이어 마모 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당시 국립과학수사 연구원은 부검의뢰서 등을 통해 “차량이 저속(시속 30킬로미터 이하)으로 몸 위를 지나가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단순 사고로 결론 내리기에는 의문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 방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사망 3개월 전, 6촌 처남 B씨의 권유로 거액의 손해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A씨가 혈혈단신인 이유로 보험 수혜자는 B씨였다. 결국 사건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B씨가 교통사고를 위장해 A씨를 살해했고, 이 과정에 동네 주민 세 명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 뺑소니 차량은 B씨가 모는 택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