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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91159920400
· 쪽수 : 8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수은Mercury
나의 생애My Own Life
나의 주기율표My Periodic Table
안식일Sabbath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나는 친구 케이트와 앨런에게 말했다. “죽어갈 때 저런 밤하늘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군.”
“우리가 휠체어로 밖으로 데려가 줄게.” 친구들이 대답했다.
여든 살이 되면 쇠퇴의 징후가 너무나 뚜렷이 드러난다. 반응이 살짝 느려지고, 이름들이 자주 가물가물하고,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자주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고 ‘늙었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어쩌면, 운이 좋다면, 몇 년 더 그럭저럭 건강을 유지하면서 프로이트가 삶에서 제일 중요한 두 가지라고 말했던 사랑과 일을 계속해 나갈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마침내 갈 때가 되면, 프랜시스 크릭이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순간까지도 일하다가 갔으면 좋겠다. 크릭은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처음에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냥 일 분쯤 먼 곳을 바라보다가 곧장 전에 몰두하던 생각으로 돌아갔다. 몇 주 뒤에 사람들이 그에게 진단이 어떻게 나왔느냐고 물으면서 들볶자 크릭은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라고 말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