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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923951
· 쪽수 : 484쪽
책 소개
목차
1장 존과 나.. 7
2장 1단계.. 17
3장 무서운 아이.. 35
4장 존과 어른들.. 53
5장 사고와 행동.. 75
6장 발명들.. 97
7장 사업.. 117
8장 화려한 사춘기.. 133
9장 젊은 인류학자의 연구법.. 155
10장 곤경에 빠진 세계.. 167
11장 기묘한 만남들.. 205
12장 야생의 존.. 221
13장 추적.. 245
14장 기술적인 문제.. 271
15장 자클린.. 283
16장 아들란.. 303
17장 응군코와 로.. 321
18장 스키드호의 첫 항해.. 339
19장 개척지.. 363
20장 생존.. 377
21장 끝의 시작.. 409
22장 끝.. 443
옮긴이의 글.. 455
강정의 《이상한 존》 다시 쓰기
마스터 존과의 해후 그리고 꽃의 맛.. 461
책속에서
처음 존에게 일대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을 때, 존은 웃었다.
“세상에, 인간이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존이 말했다.
존이 말하는 인간이란 보통 ‘바보’와 동의어다.
나는 항의했다.
“하지만 고양이도 왕을 바라볼 수는 있잖니.”
존이 대답했다.
“그렇죠. 그러나 고양이가 정말로 왕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야옹아, 내가 누군지 알겠니?”
이게 바로 괴상한 아이가 다 자란 성인에게 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미숙한 신체가 커다란 장애였다. 다리는 여전히 태아와 비슷했으며 짧고 굽은 상태였다. 그러나 꾸준히 사용한 결과,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굴하지 않는 의지 덕분에, 두 다리는 금세 곧게 자랐으며 길고 튼튼해졌다. 일곱 살이 되자 존은 토끼처럼 뛰고 고양이처럼 기어오를 수 있었다. 이제 존은 정상적인 네 살배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딘가 억세고 힘찬 구석이 있어 열아홉 살 먹은 개구쟁이 같기도 했다. 얼굴 윤곽은 유아형이면서 도 간혹 마흔 살 성인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거대한 눈과 착 달라붙은 백발의 고수머리 덕분에 존은 연령을 초월하고 심지어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나는 이제 존을 이해하는 척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에 대해 한두 가지 가설을 세워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이 사건의 경우 내 가설은 이렇다. 존은 이 일을 통해 자기 과시라는 단계를 통과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존이 잔디깎이 사건에 대한 복수심을 그때까지 키웠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존은 제 또래 가운데 가장 강한 상대에게 자신의 힘과 기술을 시험해보기로 냉정하게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불쌍한 스티븐이 화를 내도록 찬찬히, 세심하게 몰아세웠을 것이다. 차가운 분노 속에서 더 잘 싸울 수 있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런 상태를 끌어냈을 것이다. 내 생각이지만, 시험에 성공하려면 친구들 간의 싸움이 아니라 진짜 야수들의 격돌, 목숨을 건 투쟁이 필요했다. 어쨌든 존은 바라는 것을 얻었다. 그리고 그 과정 중 찰나의 순간에 단 한 번,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