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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1406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0-06-12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벚꽃 전야제 | 곰사당 | 영산홍 | 카우마리아에게 | 라일락 | 나팔꽃 | 꽃말로 오너라, 사루비아 | 첫사랑 | 아프리카로 간다 | 아틀라스 | 사하라 | 새의 기록 | 명사산鳴砂山 | 여행의 반전 | 낙타의 꿈 | 신사神社에서 | 그늘 제단 | 이별을 두고 오다 | 모서리에게 말을 걸다 | 물컹한 관계
2부
민들레꽃 | 엄마의 재봉틀 | 국밥 한 그릇 | 꽃강 | 난감한 질문 | 바이칼 | 화석의 언어로 | 소실점의 행방 | 맥적굴 | 거짓말 | 꽃살문 1 | 꽃살문 2 | 밥무덤 | 싸리꽃 | 마지막 소풍 | 꽃밥 선물 | 봉숭아 | 연미산燕尾山
3부
극락조화極樂鳥花 | 방등계단 | 기막힌 농담의 변명 | 찬란하다 | 불면不眠 | 어문병魚紋甁 | 미루나무 | 계룡산 부토춤 | 리허설 | 세마춤 | 고부스탄 화석 | 게르 | 행성의 진화에 대하여 | 비양도 | 격포格浦에서 | 석수石獸 | 송현이 | 꼬리뼈의 안부 | 내 심장엔 느티나무가 산다 | 예수님, 찍겠습니다
해설
트임의 미학을 보여주는 시_오봉옥
저자소개
책속에서
백팔 배 하면
보리수나무 보이고
삼천 배 하면
미륵전 보인다
삼만 배 하고 나니 적멸보궁
죽어도 오를 수 없을 것 같던
방등계단 코앞이다
그 앞으로 평생을 건너온
개미 행렬이 지나간다
사리 하나씩
등에 지고 장렬하게
오체투지하며 간다
곧 탑이 되겠다
- 「방등계단」 전문
어머님 네 번째 손가락
툭하면 국밥 말던 펄펄 끓는
국솥으로 먼저 들어갔다
아이 하나 지우고 돌아와
국솥에 투가리 놓쳤던 날
잡으려고 솥단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던 그날부터
떠났던 아이 따라와
손마디 기대어 살았을까
네 번째 손가락은 그날부터
굽혀지지 않았다
국밥 말 때마다 먼저 들어가
번번이 데이면서 나누는
뜨거운 인사
- 「국밥 한 그릇」 중에서
시장 뒷골목이나 어슬렁거리며 시를 써온 나로서는 시인의 자유분방함이 부러웠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내게 그의 여행 시편들은 상상의 재미를 안겨주었다. 그는 몽골 초원 사막에서부터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세상 곳곳을 실감 나게 보여주었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툭, 트인 벌판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그가 펼쳐낸 삶은 가슴을 먹먹하게도 만들었고, 혼자서 키득거리게도 만들었다. 이제 그 재미를 김혜식 시집을 읽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