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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4063002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5 시인의 말
6 공놀이
10 거미와 이슬
16 꽃
20 나를 던지는 동안
26 임이길래
28 할머니
32 입술이 붉은 열여섯
36 술
38 구라실 점동이 1
40 발을 씻어 주며
44 불륜
46 마지막 지하철
48 오늘의 노래
56 물과 물고기
58 옥밥
60 전방
62 나 같은 것들
66 수산 시장
70 정다방 김 양 1
72 길
74 우리 집 앞 강
78 첫눈 1
80 똥
82 아버지 1
86 아버지 2
90 아버지 3
100 아버지 4
102 아버지 5
104 아버지 6
110 아버지 7
114 아버지 8
116 아버지 9
120 아버지 10
124 싸움질
128 반란군 뫼똥
130 감꽃
132 제사
134 반도의 아버지들
138 말 없는 역사
146 다시 태어나
150 반도의 별
152 강물에 띄운 검정 고무신
158 이사
162 길
165 시인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를 던지는 동안
1
그대 앞에서 눈발로 흩날린다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요
혼자서 가만히 불러본다는 게,
몰래몰래 훔쳐본다는 게
얼마나 또 달뜬 일인지요
그대만이 나를 축제로 이끌 수 있습니다
2
그대가 있어 내 운명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그댈 보았기에 거센 바람을
거슬러 가려 했습니다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도 참고
내 가진 모든 거 버리고 뜨겁게
뜨겁게 흩날리려 했습니다
그대의 옷깃에 머물 수 있다면
흔적도 없이 스러져 가도 좋았습니다
3
그러나 나에겐 발이 없습니다
그대에게 어찌 발을 떼겠습니까
혹여 그대가 흔들린다면,
마음 졸인다면,
그대마저 아프게 된다면 그건
하늘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나에겐 발이 없습니다
나를 짓밟는 발이 있을 뿐
4
그대의 발밑에서 그저 사그라지는 순간에도 난
젖은 눈을 돌리렵니다 혹 반짝이는
눈물이 그대의 가슴을 가르며 가 박힐지 모르니까요
그 눈물알갱이가 그대를 또
오래오래 서성이게 할지 모르니까요
먼 훗날 그대 앞에는 공기 방울보다 가벼운
눈발이 흩날릴 것입니다
모르지요, 그땐 그대가 순명의 자세로 서서
나를 만지게 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