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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4930761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1부 근미래
말리
용훈
엘렌
파니트
2부 미래
파니트
로아
3부 먼 미래
델타
델타
크리스티나
4부 아주 먼 미래
말리
5부 영원―
작품 해설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한용훈이 아니다. 무엇인지 몰라도 그의 몸과 함께 돌아온 어떤 것이다.
진짜 한용훈은 멀리 가버렸다. 어쩌면 영원히.
나는 그의 몸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의 기억, 그의 인격, 그의 습관, 보통 “그 사람”을 이룬다고 생각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아니다.
이 기억들은 차례차례 펼쳐놓자 하나로 합쳐져 엄청나게 존재감 있는 통증으로 변했고 나는 이제까지 그 부재를 느끼지 못했다는 데 스스로 놀라버렸다. 쁘라섯, 세상을 떠난 내 남편. 그는 아름다웠고,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가끔 경외감을 느끼며 그를 바라보곤 했다. 나를 붙잡아 이 세계에서 중심을 잡게 해주었던, 그의 얼굴. 쪽
나는 있는 그대로의 그를 본다. 또한 그의 과거를, 청년부터 노인까지 내가 알았던 모든 연령대의 그를 본다. 그는 나에게 언제나 젊을 것이다. 그의 얼굴은 나 자신의 얼굴보다도 나에게 친숙하다. 나이가 흠을 낼 수 없고 질병이 망가뜨릴 수 없다. 그 얼굴은 내 행복, 내 기쁨의 풍경 그 자체다. 나는 그의 연약함과 세월이 그에게 남긴 흔적마저도 사랑하고 이 사랑에 스스로 놀란다. 끝이 그토록 가까워졌을 때 나는 내가 준비되어 있을 줄 알았다. 우리의 사랑이 시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거기에, 그의 얼굴에 그대로 있다. 그 어떤 혁신적 나노치료법도 이 사랑을 대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