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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데스

애프터 데스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은이), 이혜정 (옮긴이)
(주)태일소담출판사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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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데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애프터 데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60270013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6-09-01

책 소개

'프랑스의 조앤 K. 롤링'이라고도 불리는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스릴러판타지. 벨기에에서 장 푸케의 그림 '믈룅 성모 마리아'를 본 작가는 천사들이 지닌 영혼은 붉은빛과 푸른빛으로 나뉜다는 생각을 떠올렸고, 그에 따라 '인간의 감정을 먹고 사는 천사들의 세계'를 구상하게 됐다.

목차

1. 죽음의 맛
2. 감정의 맛
3. 악의 맛
4. 죄의식의 맛
5. 타인의 맛
6. 욕망의 맛
7. 두려움의 맛
8. 광기의 맛
9. 무능력의 맛
10. 다른 곳의 맛
11. 아름다움의 맛
12. 경험의 맛
13. 피의 맛
14. 위험의 맛
15. 부재의 맛
16. 배반의 맛
17. 힘의 맛
18. 유혹의 맛
19. 붉은 악의 맛
20. 사랑의 맛

작가의 말

저자소개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파리의 아사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두 딸을 둔 어머니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러시아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열두 살 때 복막염을 앓으면서 꼼짝할 수 없게 되자 시간 죽이기 요량으로 첫 작품 「샹들리에, 황금 불사조」를 썼으며, 12,000여 권의 공상 과학 소설을 읽은 독서광이기도 했다. 15년이라는 오랜 작업 끝에 1권이 출간된 『타라 덩컨』의 주인공 소녀는 두 딸의 성격을 합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한다. 캐나다, 일본 등 26개국에서 번역된 『타라 덩컨』 시리즈는 2015년 12권으로 완결되었다. 그 외 작가의 주요 작품으로 『뚱보들의 저녁식사』, 『인디아나 텔러』 시리즈, 『애프터 데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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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인하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연극동아리 ‘영죽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어학과정을 수료했고, 르 아브르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현재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 겸 출판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뚱보들의 저녁식사』, 『악의 주술』, 『악의 심연』, 『행복한 프랑스 책방』, 『옥사 폴락』, 『애프터 데스』, 『똑똑한 마카롱 씨』, 『무섭냐 시리즈』, 『내 아이의 감정기복』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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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바로 그 순간, 제레미는 목에 엄청난 충격을 느꼈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고, 몸이 털썩 쓰러졌다. 거의 동시에 눈앞을 스치는 긴 칼날이 어렴풋이 보였다. 여자도 보였다. 그녀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어둠 속으로 달려가던 살인자는 바닥에 떨어진 제레미의 머리에 걸려 비틀거렸고, 머리는 가장자리 도랑으로 굴러갔다. 이제 제레미는 완전히 죽었다. ‘저세상’으로 들어온 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충격 속에서 그저 다음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경찰차가 근처에 도착하자 살인자가 나지막이 욕설을 뱉었다. 실수로 지워진 그림처럼 그는 공원의 그늘 속으로 쓱 사라졌다. 사라지기 직전, 세련된 검은 양복 위에 걸쳤던 사무라이 의상을 벗는 사내의 모습이 제레미의 눈에 포착되었다. 사내의 얼굴 어딘가에선 아시아인의 모습이 조금 느껴졌고, 검고 기다란 턱수염에 두 눈은 증오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제레미는 공포에 질려 거칠게 뒷걸음질 쳤다. “뭐라고요? 그럼 당신들은 식인종이에요?” 플린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기 천사들은 항상 이런 반응을 보였다. “아니, 아니야. 절대 그런 게 아냐! 우리는 감정을 섭취하는 거야. 자네의 피부색은 자네가 기쁨이나 쾌락, 사랑, 행복과 창조 같은 인간의 긍정적인 감정에 호감을 느낀다는 표시일세. 붉은 천사들은 불행, 슬픔, 우울함과 파멸의 감정에 이끌리지. 우리는 각자 그렇게 먹고 존재하는 거야. 감정은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그것은 증기의 형태로 사람들에게서 풍겨 나온다네. 우리는 그것을 ‘안개’라고 부르지. 푸른 천사거나 붉은 천사거나 상관없이 모든 천사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풍족함과 만족의 감정을 나타내는 하얀 안개야. 찾기는 어렵지만 널리 사랑받고 있지. 기쁨에서는 파랑 안개, 질투에서는 초록 안개, 욕심은 노랑 안개, 분노는 빨강 안개, 행복은 보라 안개, 복수심에서는 주황색 안개가 피어오르지……. 또, 사악한 욕망이나 살인의 감정에서는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거야. 자, 가서 자네가 감미롭게 느끼는 감정을 찾아보고 그 안개를 먹어보게나.” 제레미가 눈썹을 찡그렸다. “검정과 빨강은 그리 맛있을 것 같지 않네요.”


어떤 사내가 한 여자를 따라 버스에 오르자 별안간 천사들이 생기 있게 반응했다. 푸른 천사들은 즉시 여자 주위로 모여들었고, 붉은 천사들은 남자 주위로 접근했다. 사내는 여자에게 계속 엉큼한 시선을 보냈다. 푸른 천사들은 흥분해서 여자를 보호하려고 여자에게 속삭였다. “저 남자, 뭔가 좀 수상해. 못 봤겠지만 널 따라왔어. 조심해야 된다고. 널 공격할 거야. 틀림없어! 운전기사한테 말해봐. 널 도와줄 수 있을 거야. 절대 혼자 내리면 안 돼!” 붉은 천사들은 행동하려는 사내를 부추겼다. “괜찮을 거야. 여자는 울겠지. 하지만 아무런 저항도 못할걸. 넌 몇 시간 동안 여자랑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야! 너무 불쌍히 여기고 고민을 많이 하면 너한테 좋을 거 하나 없다고!” 사내는 붉은 천사들의 영향에 매우 예민한 듯 위험한 분홍빛 안개를 풍기는 반면, 의지가 강해 보이는 턱과 고집스러운 이마를 가진 젊은 여자는 푸른 천사들의 충고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여자가 잠시 가방을 뒤지는데 흰옷과 검은 띠가 제레미의 눈에 언뜻 띄었다. 여자는 사내에게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고, 누가 자신을 따라오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버스에서 내렸다. 제레미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푸른 천사들은 일제히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쉬었고, 붉은 천사들은 조롱 섞인 승리의 웃음을 내뱉은 후 잠재적인 성 범죄자이자 음식 제공자를 호위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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