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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27162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9-12-17
책 소개
목차
검은 고양이와 카페 드 폼
삼색 고양이와 커피 아마레토
러시안 블루와 블랙커피
처음과 끝과 마시멜로 커피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구로키 앞에 쭈그려 앉아서 얼굴을 들여다봤다. 얼굴빛은 나쁘지 않았다. 변함없이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다. 오뚝한 콧대, 입술 모양도 보기 좋다. 귀가 쫑긋 삼각형 모양이다. 너무 잘생겨서 눈길을 피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귀가 쫑긋 삼각형?
뭔가 이상하다. 잘생긴 남자의 특징과 다른 뭔가가 섞여 있다. 구로키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역시 귀가 삼각형 모양이다! 게다가 아까 봤을 때와 귀가 다른 곳에 달려 있다. 얼굴 옆에 있었던 귀가 머리 위쪽으로 옮겨 갔다.
“이건…….”
엉겁결에 손을 뻗자 구로키가 소리를 질렀다.
“저쪽으로 가버려어어……야오……옹.”
여우한테 홀린 기분으로 구루미는 카페 창문을 살그머니 열었다. 그러자 정말로 고양이들의 대화가 들렸다.
“……고개를 약간 기울여봐라냥.” “……이렇게옹.” “……그렇게냥. 그 각도에서 사람을 쳐다보라냥. 바보 같은 사람을 속이기는 너무 쉽다냥. 그렇게 하면 먹을 걸 많이 준다옹.” “……예옹.” “……다음에는 울음소리를 연습하자옹.” “……냐아.” “……좀 더 구슬픈 얼굴로 울어봐라냥.” “……냐아옹.”
들어서는 안 되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봐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본 것 같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에게 어떤 각도가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가르쳐주고 있었다. 심지어 울음소리까지 연습하고 있다. 고양이가 늘 사랑스러운 건 이렇게 연습을 하기 때문일까?
“만져서는 안 된다냥! 만지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냥!”
욕구 불만인 변태인가. 사람 말투가, 아니 고양이 말투가 너무 불량스럽다. 숙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부정했다.
“안 만졌어! 만지고 싶다니? 무슨 소리야!? 참으라고 뭘!?”
“마게타를 만졌잖냥! 마게타가 핥아주니까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잖냥!”
구루미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마케타에게 위로를 받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부분은 쏙 빼놓고 구루미가 반론했다.
“진짜 고양이인가 아닌가 확인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그러자 포가 폭탄 발언을 했다.
“확인할 필요 없다냥! 이 카페는 앞으로 고양이만 찾아올 예정이다냥!”
“뭐라고…….”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저절로 이해가 갔다.
“혹시……고양이 손님만 받을 생각이야?”
“달리 어떤 방법이 있냥? 처음부터 그럴 예정이었다옹.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