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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40566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3-09-08
책 소개
목차
01 난센스를 느끼는가?
02 언제부터 오류투성이였습니까?
03 외계인도 진화하는가?
04 왜 ‘멜랑콜리’에 열광하는가?
05 야광 도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06 무엇이 젊음을 망치는가?
07 손가락이 열두 개인 이유는?
08 누가 감히 사이코를 비난하는가?
09 미치지 않고는 탈출할 수 없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나?
10 누가 누구를 속이는가?
11 상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12 모든 건 착각에 불과한가?
13 인생이 장난 같지 않냐?
14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되는가?
1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역겨움을 느껴보았는가?
16 욕망은 어떻게 혁명과 만나는가?
17 정답과 해설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살 100퍼센트 성공법을 가르쳐주지. 이건 유명 학원 족집게 강사들도 감히 해주지 못하는 희소성 높은 강의라고. 기대된다고? 잘 들어. 사람들은 인간의 에스프리가 제로일 때 자살을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오해야. 병신들이 지껄이는 헛소리라고. 자살은 자기애 없인 할 수 없지. 최대의 적은 자기혐오거든. 자살을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해. 그러니까 피 말리는 고난도 선택 게임이 바로 자살이란 얘기야. 너털웃음, 소주 한 방울, 불경이나 성경으로 고통을 깨끗이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자살할 수 없지. 일단 하고 싶은 게 많아야 해. 열정 끝에 불안이 오는 법이야. 불안이란 중독 뒤의 상실감에서 오는 법이거든. 열정과 기대로 꽉 찬 생의 어느 한구석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없을 때만 진정한 자살을 할 수 있지. 그러니 절대 무기력해서는 안 돼.
막막한 이 세상에서 숨쉬기를 퍽 잘하는 당신들이야말로 사이코다. 점점 불안해진다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개도 불안하고 닭도 불안하고 소도 불안한,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동물들이다. 괜찮다, 괜찮다. 무사안일하게 살면 괜찮아진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초강력슈퍼울트라 파워가 있지 않은가? 미친 듯이 국·영·수, 지리, 화학, 지구과학, 물리, 생물, 사회문화…… 헉헉헉…… 정치경제, 불어, 가정, 가사, 국민윤리…… 헉헉…… 교련, 체육, 제2 외국어……를 공부한 우리가 아닌가? 12년 개근 모범생 후유증 환자에게 후천적 의지박약과 거짓말 중독과 정서불안은 일시적인 슬럼프일 뿐. 불안은 성장의 원동력!
우리는 유효기간 지난 우유 같은 청춘기를 보내고 있었다. 썩어 문드러져서 먹으면 토할 것 같은 우유. 객기와 치기 때문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우리는 즉흥적이고 광포한 감정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루소는 ‘청춘은 제2의 탄생기’라고 했지만, 이놈의 망할 제2의 인생은 피기도 전에 썩어버렸다. 현실주의자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술판과 밤샘과 오입의 힘을 빌려 죽을 때까지 자신을 소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