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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내밀 예찬](/img_thumb2/979116040868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408683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2-09-15
목차
프롤로그
1부 내밀 예찬
점심 이탈자
내밀 예찬
재택의 기쁨과 슬픔
무표정의 아름다움
말과 시간의 연주자들
어둠 사용법
수치심을 위한 장소
걷기의 예술
낄낄의 중요성
2부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스타벅스 테이블 라이터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
단골집의 부재
고양이들의 도시
이웃이라는 낯선 존재
예민한 것이 살아남는다
거울이 다른 거울을 들여다볼 때
이메일을 보내며
파티션이 있는 풍경
술자리를 추모하며
3부 잃어버린 정적을 찾아서
3월 2일의 마음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최선의 솔직함
6인용 식탁
잃어버린 정적을 찾아서
일 머리가 없다는 말
의전의 거리
오늘의 메뉴
하지 말아야 할 농담
몸에 관한 이야기
지루함의 발명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덜 내뱉고 덜 뻗치고 덜 부대끼며 살고 싶은 사람의 소망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담긴 사회의 공기가 희석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상황에서 잠깐 그 문이 열렸던 것도 같다. 집단주의의 관성이 일시적으로 해체되었고 개인주의자의 선택이나 행동이 별스러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열렸다. 빠른 속도로 예전으로 돌아가는 지금, 우리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세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했던 사적 공간과 코로나 이후에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최소한의 거리에 대해서 말이다.
점심에 사라지는 사람들은 홀로 있는 시간을 해독제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일과의 한복
판에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여백을 만든 사람들이다. 일과 중 1시간이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에너지를 비축할 회복 환경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사라지는 이들은 결코 외롭거나 지루해 보이지 않는다. 궁금하지만 들여다볼 수 없는, 결코 들여다봐서도 안 되는 그 세계를 즐거운 기분으로 상상한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1시간은 너무 짧다. 우리에게는 더 긴 점심시간이 필요하다.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오픈한 개인 SNS 계정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을 노출하고, 무엇을 은폐하며, 무엇을 극적으로 드러낼지를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관종이 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우리는 오로지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나의 일상을 전시하고, 혼자 아는 편이 나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에 대한 해독제는 역시나 비밀이 있는 삶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