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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0409406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3-02-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회오리
2 적의 땅
3 명외
4 비는 자
5 가을비
6 살진 연기
7 이국의 바람
8 갈까마귀
9 조선
10 배신
11 히로시
12 적장
13 나의 적들
14 사랑
15 철군
16 검은 구름
17 귀향
에필로그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사가 도네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불가마 옆에서 풍로를 돌리던 도네는 윗옷도 입지 못한 채 끌려갔다. 기요이가 무사의 앞을 막고 엎드려 빌었지만 무사는 듣지 않았다.
“나리, 무사 나리, 제발 비옵니다유. 아직 애입니다유, 제 앞가림도 못하는 모자라는 애입니다유. 나리…….”
무사는 엎드려 비는 기요이의 어깨를 발로 밀었다. 도네는 끌려가면서 아버지를 불렀다. 기요이가 무사를 따라가며 빌었고 도네가 울부짖었다.
장꾼들 손에 끌려가던 이치코가 고개를 돌려 도모유키를 보았다. 말하지 않았지만 여동생의 눈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말려달라고, 자신을 내쫓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도모유키를 그림자처럼 따르던 아이였다. 도모유키는 제 눈에 물기가 돌자 고개를 돌렸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도모유키는 이치코의 절망적인 눈을 잊은 적이 없었다.
유키코는 히로시를 보았다. 조선에서 돌아온 히로시가 눈앞에 서 있었다. 검게 탄 얼굴은 건강했고 웃음은 여전히 맑았다. 유키코는 팔을 뻗어 히로시를 만지려 했다. 그러나 팔을 들 수 없었고, 히로시는 잡히지 않았다.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마사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무도 몰래 무사의 무겁고 진저리 나는 몸을 받았던 것은 논밭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고향으로 돌아온 히로시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남편이 전장을 헤매는 동안 방에 드러누워 밥만 축낼 수는 없었다. 남편이 죽을 고생을 한 대가로 얻은 논밭을 지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