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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카지노 베이비](/img_thumb2/979116040970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409703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3-05-02
책 소개
목차
1부 전당포 가족
시장과 도서관 • 그림자 아이 • 부다스 지저스 • 할머니 전당포 • 도롱이못
2부 카지노 베이비
스피드전당포 • 엄마의 연애 • 목사와 브로커 • 제삿날 • 쪽박공원 • 블랙잭 • 랜드
3부 할머니의 유산
의료원 • 6월의 눈 • 이야기 • 불지킴이 • 아이들의 땅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돈을 얼마나 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갚지 않은 건 확실하다. 열 살이 넘어서도 난 전당포에 있었으니까. 보육원이 아니라 전당포에 아이를 맡긴 아빠나 덜컥 아이를 맡은 전당포나 흠, 긴말은 하지 않겠다. 하면 할수록 상상을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길. 버림받은 아이의 이야기라고 우울하게 시작하진 않는다는 것.
나는 안다. 나처럼 비밀 많은 아이를 세상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바로 그림자 아이다.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존재하진 않는단 뜻이다. 정말 나에겐 어릴 적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나만 혼자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쳐다볼 뿐 아무도 내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진 않는단 얘기다.
“너도 마찬가지야. 이미 넌 네가 누군지 알고 있어. 다른 사람들이 네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네가 진짜 그렇지는 않다는 거다.”
보자기를 터는 박수 할아버지 너머로 범바위골 갈색 나무들이 천천히 흔들렸다. 바람을 타고 박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나에게 밀려왔다.
“요즘엔 중이 제 머리만 잘 깎고 선무당도 사람 제법 살리거든.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자기 운명은 스스로 찾아가는 거다. 무엇보다 이미 넌 스스로 그럴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니까. 내가 넌 가물이라고 하지 않았니. 그러니 이제 그런 얄궂은 웃음이랑 집어치우고 네 안에 뭐가 들었는지 좀 잘 들여다봐라. 암, 그건 다른 누구도 해줄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