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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1729732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11-05
책 소개
목차
마리나
심폐 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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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춤을
배정 희망서
반창고
파김치 대전
수저 계급론
단체 손님
중간 인류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여러 가지 색깔의 반창고, 마카롱 그림 반창고, 클로버 그림 반창고 등 다양했다. 꺼내서 보려는데 진열장 유리가 열리지 않았다. 진열장 앞에는 열쇠가 채워져 있었다. 나는 반창고를 무슨 보물이라도 대하듯 저렇게 진열해 놨지라고 생각했다. 그때 맞은편의 안쪽 문이 열리더니 꼬마가 나왔다. 초록색 단발머리, 그을린 얼굴은 잘 닦아 윤기가 흐르는 찰토마토 같았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꼬마가 의자 하나를 가리켰다.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편해 보이는 등받이 의자였다.
“아, 그냥 지나가다가 들어와 본 거야. 막 나가려고 했어.”
사실 나는 주머니에 돈이 없었다. 슬러시를 사 먹느라 다 써 버렸다. 내가 입구로 가, 막 문을 잡고 밖으로 밀어내려 할 때 등 뒤에서 꼬마가 말했다.
“평행우주라는 말 들어 봤어요? 한 명은 학원에 보내고, 한 명은 놀게 할 수 있어요. 이 반창고만 있다면요.”
꼬마의 말에 놀라 뒤를 돌아봤다. 꼬마는 웃고 있었다.
“너, 방금 뭐랬어? 내가 아까 그 생각했는데……. 정말 그게 가능해?”
_<마리나> 중에서
“어른이 되면 마음과 다르게 몸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져. 싫은데도 고개를 끄덕인다든지, 좋은데도 고개를 가로젓는다든지 말이야.”
나는 놀라 여자를 쳐다봤다. 저 인정머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가 지금 나에게 말을 걸다니 믿기지 않았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아니, 사실은 질문이 아니어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꼬마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양손을 내밀었다. 나는 가방을 나무줄기 가까이에 내려놓고 여자가 먼저 잡기 전에 꼬마의 손을 잡았다. 여자도 몇 번 더 거절하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꼬마의 손을 잡았다. 물에 젖은 꼬마의 손은 부드러웠다. 꼬마는 우리를 모래사장으로 이끌었다. 젖어 있는 하얀 모래가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금세 홀딱 젖었다. 우리는 꼬마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때마침 바닷가에 있는 스피커에 음악이 흘러나왔다. 여자는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 웃기 시작했다.
“맞아, 마리나! 행복한 순간을 얻으려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해.”
_<빗속에서 춤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