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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2205969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8-06-07
책 소개
목차
Day 1 화요일
Day 2 수요일
Day 3 목요일
Day 4 금요일
크리스마스이브
리뷰
책속에서
잠자리에 들었을 때보다 더 피곤한 상태로 깨어난다. 고작 다섯 시간 반 동안 눈을 붙였을 뿐이다. 라디오 알람 기능인 스누즈 버튼을 세 번이나 누르고 나서야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피로다. 문득, 내가 왜 이러지? 묻게 되는 순간. 심각한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건가? 어쩌면 더 나쁘게는, 정체 모를 무언가에 감염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피곤할 수가 없지. 그렇겠지?
하지만 혈액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나처럼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여자들을 숱하게 보았을 나이 든 가정의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미안해요, 리사. 하지만 당신이 앓고 있는 병은…… 인생일 뿐이에요.”
실종 소녀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난 조앤은 곧장 소녀의 집으로 향한다. 그녀도 아는 집이다. 교회가 팔아치우기 전까지는 목사관으로 쓰였던 곳. 성직자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고 비싼 집이었다.
소녀의 가족에 대해서는 경찰에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트라우트벡 주민들은 대부분 그렇다. 여기는 바로 그런 곳이다.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는 심각한 범죄가 몇 건 발생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인지도 모른다. 매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마을이라 죄를 짓고 숨기에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사람들은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이곳에 온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서. 그래서 다들 자중하며 살아간다. 이웃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으려 애쓰고. 모두들 이곳에 사는 것을 특권으로 여기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곳에 머무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집값은 비싸고 일자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오래 버틸 길이 없다. 앙증맞은 커피숍이나 꽃집이나 작업실을 열 생각을 품고 왔다면 오래가지 않아 대출금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좌절하고 말 것이다.
나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 웅크려 앉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본다. 그녀의 피부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케이트, 미안해……. 너에게 이런 일이 생기게 하다니. 다 나 때문이야. 정말 미안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흐느낀다. 그녀는 알고 있다.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해이하고 무정하고 엉성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자신 같은 엄마는 되지 못해도 늘 그러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