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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2491317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08-27
책 소개
목차
오은희 _ 여덟 번째 사화집 『그 길에 있다』를 펴내며
1부 고샅길 내비게이션
곽현정 ― 미아가 되지 않을 운명
김계종 ― 동숭동 골목길에서 길을 잃다
김영래 ― 아주 오래된 산보
김형숙 ― 산본 골목 시장
노춘래 ― 골목 끝 막다른 집
박건자 ― 시간의 새얼굴
박현태 ― 그 골목에 있다
양윤정 ― 생의 모서리에 서서
오은희 ― 전나무 숲에서 길을 묻다
유시경 ― 골목길, 그 행간을 더듬다
이순금 ― 온양장 구경
이은영 ― 백곰의 산본 추억 밟기
차영순 ― 골목길처럼 패인 인생의 훈장
최남희 ― 최 씨네 세 자매의 시간여행
(동화)박소명 ― 의자와 골목대장
2부 길찾기 맵
김동호 ― 갈림길
민선숙 ― 꿈을 꾸는 자 갈림길에서도 길을 찾는다
원순옥 ― 결혼과 미혼, 종교의 갈림길에서
유경희 ― 갈림길
이옥분 ― 역사의 갈림길 —세조와 단종의 길
이은희 ― 청춘의 갈림길에 선 나의 아들에게
이형철 ― 어린 시절 흙 그리고 친구와의 갈림길
장윤숙 ― 길을 생각하는 시간
전현하 ― 수리산 임도오거리
조병무 ― U턴의 갈림길
채찬석 ― 수리산 갈림길
최혜영 ―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의 길
(논설)임병용 ― 마음의 갈림길 ;불교 사상의 인간관과 세계관
3부 모랭이를 돌며
김수경 ― 길모퉁이에서 나를 만난다면
김영희 ― 신(新) 조침문(弔針文)
김용선 ― 그 자췻집
김용하 ― 시가 오는 길
윤여선 ― 다름 속의 어울림
이진옥 ― 부처모랭이
임현숙 ― 여름 산행
장은아 ― 길모퉁이를 돌면
차화자 ― 꽃수레
한명숙 ― 기억의 모퉁이, 젊은 날의 초상
(소설)김현숙 ― 어둠, 그 통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몇 년 전 어느 날 아들이 운전하는 뒷좌석에 손녀와 같이 앉았는데 손녀가 내 손등을 쓰다듬으며 “할머니 손등엔 왜 이렇게 주름이 많아요?”라고 묻는다. 살짝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음~ 그것은 세월이 만들어준 훈장이야.”라고 대답했다. 자랑스런 훈장은 아니지만 그다지 부끄러운 흔적도 아니기에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손녀는 내 손등을 계속 쓰다듬는다.
손녀와 손을 잡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면서 바닷가에 도착해 맛있는 것도 먹고 산책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있다. 코로나 전엔 두 아들 며느리 손녀들과 자주 그런 시간을 가졌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가족과도 만나지 못하게 하니 참 힘든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좀 풀리니 전처럼 이런 저런 구실로 다시 아이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몇 년이 흐르는 사이 내 손등의 주름도 이젠 골목길처럼 깊게 패였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그다지 삭막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요 몇 년 사이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진 것 같다.
얼마 전 티브이를 보다가 칸의 중세도시 에즈 빌리지 라는 작은 도시의 열대정원이 있는 곳을 봤다. 골목골목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오랜만에 여행의 욕구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나는 어릴 적 시골에서 골목 골목을 뛰놀며 자란 탓인지 골목만 보면 반가워서 꼭 거닐어 보게 된다.
는 우리의 진정한 출발점으로 향한 엑서더스를 비로소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차영순, 「골목길처럼 패인 인생의 훈장」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