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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369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감족 족장의 죽음
감족의 단이
고족의 쓴홀
신마, 산족의 대표가 되다
회의장에서 만난 아이들
몽기마를 찾아라
새로 생긴 동생
소금계곡
돈원의 일기
족장의 비밀
떠내려 온 풀잎
숨겨진 신전
동굴 속으로
가온의 그림
어둠 속의 하얀 별
처음 만난 고모
안개거인
풍요로운 설왕국
작가의 말
책속에서
“설왕국의 주인이 아이들이었다고? 그랬지요. 아~주 오래전 전설 속에서. 하지만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이 뭘 알아서 어떻게 설왕국의 미래를 책임진단 말이오?”
어깨를 치켜올리며 법한이 비웃었다. 그러고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없이 뒷짐을 진 채 앞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 걸었다. 사람들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를 굴렸다. 연회장 바닥을 끄는 법한의 신발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갑자기 법한이 멈춰서더니 단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아이를 대표로 보내면 되겠군요. 감족, 짠결족, 산족, 고족의 신물을 모아 침별아기로부터 풍요의 씨앗을 다시 받을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저 아이를 감족의 족장으로 받아들일 것이오.”
사람들 눈이 단이에게 쏠렸다.
“일단 저 아이를 받아들이도록 합시다.”
법한이 입술을 한쪽으로 밀어 올리며 천천히 손뼉을 쳤다. 눈치를 보던 사람들이 하나둘 따라 손뼉을 쳤다.
“싫어요. 싫어요.”
단이가 고개를 좌우로 세게 흔들며 중얼거렸지만 손뼉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족장님, 설사 그렇다 해도 이제는 별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목표한 소금의 양은 이제 다 채웠습니다.”
“이놈아, 그러니까 더 문젠 게지. 내가 설왕국의 모든 부족을 손아귀에 쥘 때까지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해 나가야 하는데 말이 새나가면 탈이 날지 모르잖아. 이 어리석은 놈아.”
“그럼, 일정을 당기면 되지 않겠습니까요?”
“그래야겠다. 새로운 신전을 세우는 일에 속도를 내라. 단단하고 웅장하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신전을 세우란 말이다. 설왕국의 모든 부족들이 나를 우러러보고 따를 수 있도록 말이야. 감히 내 권위에 도전할 수 없도록, 침별아기 따윈 생각하지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족장의 말을 들은 아이들의 눈이 커졌다. 신마가 고개짓을 했다. 아이들이 살금살금 뒷걸음질을 쳐서 족장의 방에서 물러나 나무 뒤에 숨었다. 모두들 표정이 굳은 채 말이 없었다.
“어떻게 설왕국을 제 손아귀에 쥐겠다는 생각을…….”
소율이는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는지 치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