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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635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1-12-25
책 소개
목차
강가에서 만난 아이
민교네 집
굴러온 돌
오래된 무덤
약속
향기 짙은 밤
두 개의 별
용기
고기잡기
깨어진 그릇 조각
나쁜 사람들
우리들의 별빛 여행
아, 고구려
아빠와 박물관 아저씨
우렁각시 친구들
작가의 말
책속에서
“뭐, 도둑같이 남의 물건 탐내다가 고장 내 놓고 불량품이라고?”
은우가 소리치자 민교가 얼굴을 붉혔다.
“뭐, 도둑?”
당당하던 민교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도둑이란 말까지 들먹이다니 너무했다. 나는 쏘아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입안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민교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학생 둘이 민교를 뒤따랐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은우를 노려보았다.
“째려보면 어쩔 건데? 대신 물어낼래?”
은우가 일부러 내 어깨를 세게 부딪치고 지나갔다. 나는 입술만 깨물었다.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운동장을 달렸다. 꽃향기는 잠잠하다가도 이따금 짙게 훅 다가왔다. 머리카락에, 옷에 온통 꽃향기가 휘감기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서로 따라잡고 또 잡히면서 운동장을 돌았다.
한참을 달리다 벤치에 앉았다. 숨을 몰아쉬며 언뜻 하늘을 보았다. 별들이 말똥말똥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아, 참 좋다!”
달콤한 사탕을 녹여 먹듯이 이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이 아득한 꽃 냄새를 이젠 맡을 수 없다니, 학교와 헤어진다니 슬펐다. 민교와 진성이도 나와 같은 생각에 젖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