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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62850930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4
기억한다는 기적 11
지렁이의 보은 20
날것의 낭만 32
비사벌의 소녀 40
늪지대를 날아서 48
번역가의 산책 57
골목길의 봄 67
아스팔트 위에서 생일을 81
구불구불 찬란한 91
유한한 날들, 무한한 기억 101
벗에게 가는 길 112
의외로운 구역 121
느리게 흐르는 강 133
숙성된 시절 142
산성의 표정 150
소멸에 이르기까지 157
침묵의 호수 167
순간을 기억하는 법 178
적당한 거리 188
틈의 숨결 197
순순한 붕괴 207
낯선 이들의 익숙한 표정 215
옛것의 시간 224
말랑한 비애 231
알아야 보이는 것들 240
숲의 언어 250
불시착의 미학 259
지난 바다로부터 268
포말의 섬 278
매화의 비극 291
눈의 침묵 300
저물고야 마는 저녁 308
기억의 뜸 314
모두의 첫 순간 321
부록 산책길 정보 330
리뷰
책속에서
몇 년 전, 누군가 내게 우포늪에서 어떤 코스를 걷는 게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그에게 생태관에서 출발해 대대제방과 사지포제방, 소목마을, 목포제방, 산밖벌을 지나 다시 생태관으로 회귀하는 9.7킬로미터가량의 코스를 추천했었다. 하지만 지금 누가 내게 다시 묻는다면, 천천히 걷다가 마음을 사로잡는 늪 앞에서 지도를 펼쳐 그 늪의 둘레를 오래도록 구석구석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_<늪지대를 날아서> 중에서
나는 바다향기로를 걸으며 떠올렸다. 깜깜한 항구 아스팔트 위에 덩그러니 펼쳐져 있던 작고 낡은 텐트와 그 안에 납작하게 누워 생일을 축하하던 우리를. 모래 알갱이처럼 잔뜩 쪼그라들어 ‘싯가’를 확인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라면 세 봉지로 삶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미미했던 우리를.
_<아스팔트 위에서 생일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