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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린다

네가 내린다

이드한 (지은이)
동아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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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린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네가 내린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1551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9-02-25

책 소개

이드한 장편소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택했던 이원은 모든 것을 등진 채 그녀의 삶에 최초의 기억이 담긴 비가 오면 꽃이 피는 섬, '우화도'로 향한다. 우화도의 수의사인 현호는 언제나 동물에게만 머물던 자신의 시선에 자꾸만 이원이 밟히는 것을 느끼고.

목차

프롤로그
1. 우화도
2. 현호
3. 정이원
외전 1 : 짜장면
4. 우화사
5. 비밀
6. 언니
7. 데이트
외전 2 : 집
8. 겨울
9. 12월 24일
에필로그 : 봄
에필로그 : 여름
에필로그 : 가을

저자소개

이드한(rainbowbees) (지은이)    정보 더보기
마음에 안 드는 글이라도 쓰면 퇴고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쓰지 않으면 그럴 기회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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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작은 꽃줄기 앞에 쪼그려 앉아 꽃봉오리를 수줍게 연 산해박을 봄이에게 보여 줬다. 함께 쪼그려 앉은 현호도 내가 가리킨 꽃을 유심히 바라봤다.
“산해박이라고 해요. 지금처럼 비가 와야 꽃이 피는 재미있는 꽃이에요.”
가느다란 산해박 줄기에는 안개꽃보다 더 작은 꽃망울이 올망졸망 모여 맺혀 있었다. 연한 노란빛 꽃은 비바람에 건듯건듯 나부꼈다. 아름다운 그들의 춤사위를 보다가 손을 펼쳐 꽃 위로 떨어지는 비를 막았다. 빗줄기에 금방이라도 꺾여 버릴 듯한 가녀린 꽃이 걱정돼서였다.
“이런 꽃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자그마한 꽃을 바라보던 현호가 입을 열었다. 차분한 그의 음성도 산해박 앞에서는 조금 들뜬 것처럼 느껴졌다.

(중략)

“날이 꽤 찹니다. 이거 드시고 천천히 내려가세요.”
스님은 우리에게 따뜻한 방을 내어 준 것도 모자라 뜨끈한 차도 주셨다.
현호는 능숙한 솜씨로 다관(茶罐: 차를 우리는 주전자)에 담긴 차를 찻잔에 따랐다.
“녹차예요.”
그의 목소리가 귀에 닿기 전에 진한 녹차 향이 먼저 끼쳤다. 우리 둘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찻잔에 담긴 녹차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에게 왜 마시지 않느냐고 물었다.
“뜨거운 걸 잘 못 마셔서.”
그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나도 뜨거운 걸 못 먹는데. 현호와 내가 뜻밖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반가웠다.
“왜 웃어요?”
웃는 내 얼굴을 힐끔 쳐다보던 그가 물었다. 대답 대신 한 김 식은 차를 마셨다. 미지근한 차가 천천히 입안에 흘러든다. 금방 넘기기가 아쉬울 만큼 싱그러운 녹차 밭을 머금은 것처럼 진한 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새삼 내 입과 혀로 이런 맛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엄마, 나 배고파.’
우화도에서 살았을 무렵, 엄마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었다.
‘귀찮아 죽겠네.’
짜증을 내며 일어난 엄마는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 내가 찾지 못했던 먹을거리를 찾아냈다.
‘이거 먹으면 되잖아!’
언제 넣어 뒀는지 모를 참치 통조림에는 메밀꽃처럼 허연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었다. 그걸 꺼낸 엄마는 생쌀 반 줌을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팔팔 끓였다. 그리고 말라붙은 참치 통조림을 냄비 안에 넣고 휘휘 저었다. 설거지를 끝낸 것처럼 깨끗해진 캔이 냄비 밖으로 나오면 손뼉을 쳤다.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던 내게 그보다 더 좋은 진수성찬은 없었다.
‘자, 먹어!’
커다란 냄비에 담긴 쌀죽을 보자마자 입에 침이 고였다. 불어난 쌀알 사이로 보이는 참치가 기름이 줄줄 흐르는 고기처럼 보였다.
‘왜 안 먹어!’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엄마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너무 뜨거워.’
‘배고프다며! 빨리 안 먹어?’
잠깐의 고민 끝에 커다란 수저로 냄비에 담긴 쌀죽을 퍼서 한입에 넣었다.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을 바로 먹지 않는 건 착한 딸이 아니니까. 입천장이 까져 미끈미끈한 껍데기가 벗겨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뜨거운 죽을 삼켰다. 눈물이 핑 도는 걸 꾹 참고 한 입씩 바쁘게 입에 넣었다. 배부르게 먹어도 금방 꺼지는 게 죽이었기에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 둬야 했다.
“우화도엔 어떻게 오게 됐어요?”
현호의 목소리에 옛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텅 빈 내 찻잔에 다시 차를 따르고 있었다.
“어렸을 때 여기 살았었어요. 엄마하고 같이.”
찻잔으로 향하던 그의 손가락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걸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도 길지는 않지만 어머니하고 우화도에 머문 적이 있었어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현호의 옆얼굴을 훑었다. 찰나였지만 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게 보였다. 저 미소의 이유가 궁금했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라도 생각난 걸까? 가만히 그를 바라보던 나는 가방으로 손을 뻗었다.
“이거라도 써요. 옷이 다 젖었는데.”
보송보송한 손수건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나 때문에 비에 젖은 사람을 이제야 챙기다니. 내 무심함을 뒤늦게 탓해 봤지만 미안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유독 이 사람 앞에서 쉽게 풀어지는 긴장감을 되찾기 위해 손끝에 힘을 줬다. 그의 눈은 손수건이 아닌 그걸 쥐고 있는 내 손가락에 잠시 머물렀다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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