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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3920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20-09-25
책 소개
목차
13장. 너에게만 진짜 나를 알려 줄게
14장. 같이하는 퍼즐 놀이
15장. 행운을 빌어, 나보다 더 나은 너
16장. 마음이 이끄는 대로
외전 1. 안식
외전 2. 성 사람들의 은밀한 대화
외전 3. 누군가 너에게 달려들 때
저자소개
책속에서
“부인, 이제 내 옆에 와서 앉아 줄 마음이 좀 생기셨나?”
“…….”
“그 자세가 편한 거라면 존중은 하겠는데, 보는 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으니까 그쯤 하고 올라와 앉지?”
결국 이재는 우물쭈물하면서도 침대로 와 앉았다. 하지만 이 여우는 잔뜩 겁을 먹었는지, 그에게서 세 뼘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로더릭은 곧바로 그녀의 등 뒤로 가서 작은 몸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녀가 계속 떨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는 살구색 머리칼을 자상하게 쓰다듬으며, 뺨에 입을 맞추었다.
“내가 아직도 너한테 신뢰를 못 주나 보다. 미안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로더릭은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나는 너랑 있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편해진다. 왜 그렇다고 생각해?”
이재는 시선을 떨구었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해 줘야 할 때였다.
“제가 모자란 재주로 폐하에게서 삿된 것들을 몰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
“…….”
“이건 내가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재는 힐끔 뒤를 바라보았다. 왕의 푸른 눈이 웃고 있었다.
“너, 날 자꾸 아서의 숲에 보내려고 한 것도 그것 때문이지?”
“……예.”
로더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거기에 가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쯤은 느꼈어.”
“…….”
“그런데 나는 늘 너랑 같이 가고 싶었어. 혼자서는 가고 싶지 않았다.”
네가 나한테 가라고 하는 곳들은 다 좋았지만, 너와 같이 가고 싶었고. 네가 너 혼자서 가겠다고 하는 장소는 싫었지만, 혼자 있게 하고 싶지 않았어.
나는 너랑 함께 있고 싶었어. 그게 어디든.
“너한테 해가 갈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떨지 말고, 날 조금만 더 믿어 줘라.”
“…….”
“네가 어떤 말을 하든 나는 너에게 등 돌리지 않는다.”
이재는 문득 스스로가 부끄럽게 느껴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자 웃게 해 주고 싶었던 로더릭은 장난기 어린 어조로 말했다.
“너나 나 버리지 마라. 난 너랑 지독하게 얽히고 싶으니까.”
“……폐하는 좋은 남편이에요.”
“그래, 알면 잘하자.”
결국 그녀는 픽, 웃었다. 로더릭은 궁금한 듯 물었다.